여야는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표결 처리를 하루 앞둔 7일 이탈표가 생기지 않도록 내부 표단속에 들어가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특히 여야는 한나라당이 전체 의원 과반(137석)에 1석 부족해 이번 탄핵안 통과여부가 '1석'에 좌우될 수 있기 때문에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총동원돼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자민련과 무소속에 대한 물밑 접촉을 벌였다. 민주당은 자민련이 '탄핵안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정함에 따라 일단 표결해 임해 탄핵안을 부결시킨다는 방침인 반면 한나라당은 자민련 일부 의원들의 이탈표를기대하면서 각개 접촉을 통해 자민련 의원들에게 투표에 참여할 것을 설득했다. ◇ 민주당= 자민련내 이탈표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민련의원들이 본회의 투표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탄핵안을 부결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일단 전 의원이 투표에 참여, 부결시킨다는 방침하에 전 의원들에게 '대기령'을 내려놓은 가운데 부결방법은 8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민국당 한승수(韓昇洙) 강숙자(姜淑子) 의원과 무소속 이한동(李漢東)정몽준(鄭夢準) 의원도 탄핵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어 한나라당 이외에는 모두 표결에 불참, 탄핵안을 자동부결시키는 전략도 고려하고 있다. 이상수(李相洙) 총무는 "자민련이 탄핵안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에 내일 투표에 참석해 부결시키겠다"며 "어제 정몽준 의원을 만나 반대입장을 확인했고 오늘 자민련 김학원(金學元) 총무를 만나 입장을 들어보고 공동보조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제출한 신승남 검찰총장 탄핵소추안은 위헌적 불법적 비상식적 정략적이라는 우리의 믿음에 변화가 없다"며 "우리는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모든 정파들과 함께 탄핵안을 부결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광옥(韓光玉) 대표는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갈택이어'(竭澤而魚.연못을 말려서 고기를 얻는다)라는 고사를 들어 "한나라당이 예산안과 민생법안에는 안중에 없고 검찰총장 탄핵안을 처리해 자기 이익만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 대표는 특히 "'탄핵안 처리에 반대한다'는 김종필(金鍾泌) 총재 발언에 대해고맙게 생각한다"고 자민련측의 협조에 사의를 표했으나 '직접 통화를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여기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는가"라고 답했다. ◇한나라당 = 탄핵안 표결을 강행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소속의원들에 대한 내부단속은 물론 자민련측에도 다각도의 접촉망을 가동, 적극적인 설득작업에 나서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표결 저지나 불참 등 편법이 동원될 경우 '국회 보이콧' 등 강력한 대응책을 강구키로 했다.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민주당과 자민련이 정상적으로 표결에 응하지 않고 편법을 쓰면 향후 정국을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그 즉시 국회운영이 와해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정상적인 투표가 되도록 자민련을 집중 설득하고 있다"면서 "내일 결과를 지켜보면 알 것"이라고 자민련과 활발한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성명에서 "신 총장은 정치검사의 대명사로 검찰조직 살리기 차원에서도 단죄돼야 한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국민의 검찰로 다시 태어날 기회를 영원히 잃게 된다"고 주장했고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자민련이역사와 국민을 두려워하는 공당이라면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이라고 압박했다. 당 대변인실은 `신 총장의 7대 망언'이라는 자료를 내고 "`대형사건 무엇에 검찰이 연루됐단 말인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나와라, 그만두라하고 있다'는 등의 신총장 발언은 막가파식 행태"라며 "일련의 신 총장 발언은 오만불손, 후안무치, 언어도단, 적반하장, 중상모략"이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자민련 이탈로 탄핵안이 부결될 가능성에 대해 적잖은 우려를 하고 있다.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은 "당당하게 투표에 임할 것"이라면서 "부결되면 부결되는대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자민련 = 민주당이 표결에 참석할 경우에는 불참키로 한 당론을 고수한다는 전략이다. 김학원(金學元) 총무는 "민주당이 표결에 참석하면 우리 당은 불참할 수밖에 없다"며 "총무로서 표단속 등 신경 쓸 일이 없어져 뱃속이 편해졌다"고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김 총무는 그러나 "민주당이 자민련이 미덥지 못해 표결에 임하겠다는 것인데 의원 118명을 어떻게 관리하겠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두고 보라. 그렇게 하지 못할 가능성도 많다"고 민주당측의 전략선회를 점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 황정욱 전승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