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5일 오후(이하한국시간)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와 함께 과거 영국 체류 당시 거주했던 런던 근교 케임브리지의 `오스트 하우스'를 8년만에 다시 찾았다. 오스트 하우스는 김 대통령이 14대 대선에서 낙선한 다음해인 93년, 6개월간 거주하던 곳이며, 김 대통령은 당시 이곳에 머물면서 케임브리지 대학 객원연구원 자격으로 남북문제 등을 연구했었다. 오스트 하우스 인근 주민들은 김 대통령이 16대 대선에서 당선되자 99년부터 이곳을 `김대중 하우스'로 명명하고 있다. 8년만에 `김대중 하우스'를 다시 찾은 김 대통령은 감회가 새로운 듯 집안 곳곳을 빠짐없이 둘러보면서 주민들과 환담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영국 체류당시 이웃으로 지내던 스티븐 호킹 교수의 자택을찾아 환담했다. 호킹 박사는 김 대통령을 반갑게 맞은뒤 "김 대통령의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하며 세계평화를 위해 계속 기여해 달라"고 말했으며, 김 대통령은 "건강을기원하며 학문적 성과가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케임브리지 대학을 방문,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수여받고 축하오찬에 참석했다. 김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저는 참으로 특별한 감회에 젖어 있다"면서 "세계 최고 지성의 전당인 케임브리지 대학으로부터 명예박사학위를 받게 되니 이 기쁨과 영광을 무어라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저는 지난 93년 `클레어 홀'의 객원연구원으로서 케임브리지와 첫 인연을 맺었으며 당시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시절이었다"면서"바로 그 때에 여기에서 심신의 평안을 되찾고 세계적인 석학들과 교류하면서 탐구의 지평을 넓을 수 있었다"면서 8년전 당시를 회고했다. 김 대통령은 또 "당시 이 대학에 있으면서 독일 통일과정 연구와 유럽의 지역협력 및 안보체제에 관한 관찰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정착을 위한 햇볕정책의 토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학위수여식에는 알렉스 브로어즈 케임브리지 대학 총장을 비롯, 소속 31개대학 학장과 주요 교직원, 케임브리지 시장 등 학계와 지역사회 주요인사 250여명이자리를 함께 했다. 학위수여식을 마친 김 대통령은 세인트 존스 칼리지에서 참석자들과 축하오찬을함께한뒤 클레어 홀 칼리지가 수여하는 명예펠로증서를 전달받았다. 이 증서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교수나 연구원으로 재직한 학자들 가운데 뛰어난 업적을 이룬 인사들에게 부여되는 최고의 영예이다. 한편 축하오찬에는 김 대통령의 유럽순방을 수행중인 장재식(張在植) 산자부 장관의 아들인 장하준(張夏準) 케임브리지 대학 경제학과 교수가 참석, 김 대통령에게기념패를 전달해 관심을 모았다. 지난 90년부터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로 재직중인 장 교수는 김 대통령이 `김대중 하우스'에 거주할 때 이웃집에 살면서 김 대통령을 자주 찾아와 가르침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lrw@yna.co.kr (런던=연합뉴스) 이래운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