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전당대회 등 정치일정에 대한 논의가 진척되면서 당내 대립구도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당 발전.쇄신특대위'가 주최한 워크숍을 거치면서 우선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 한광옥(韓光玉) 대표를 중심으로한 집행부, 정균환(鄭均桓) 총재특보단장이 이끄는 중도개혁포럼 및 동교동 구파가 한 축으로 압축되고 있다. 이에 맞서 한화갑(韓和甲)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상임고문과 쇄신파의원들이 다른 한 축을 이루면서 크게 보면 양대 축이 대립구도를 형성해가고 있는 것. 양대 진영의 내부 정파들이 서로 제휴를 맺고 있는지 또는 오히려 긴장관계에 있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워크숍 이후의 양상은 일단 이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게 당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먼저 워크숍 결과 내년 3월에 대선후보와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나자 한화갑 고문은 다음날인 29일 "누구는 동시다발적으로 상대방을 만나 설득하고 부탁했지만 누구는 그러지 못했다"고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정치일정 재검토를 주장, 논란을 촉발했다. 이어 지난달 30일 열린 쇄신연대 모임에서는 "특대위가 특정주자와 세력이 원하는 방향으로 당내 논의를 유도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공개표명하면서 한 대표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쇄신연대 모임에는 한 고문 계열인 설 훈(薛勳) 조성준(趙誠俊)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으며 더욱이 설 의원은 쇄신파들이 주장해온 예비경선제 도입을 주장해 쇄신파와 한 고문간에 연대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에 대해 특대위 간사인 김민석(金民錫) 의원은 "특대위가 특정방향으로 논의를 유도한 것이 아니라 의원들 다수가 그런 방향으로 얘기를 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고, 한 대표의 한 측근도 "대표의 중립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도리어 당의중립적 분위기를 해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1일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이 협(李協) 사무총장 주재로 열린 고위당직자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쇄신연대 모임과 논의내용에 대해 약간의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혀 쇄신연대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와 함께 이인제 고문측은 대응을 자제하고 있으나 `이미 워크숍을 통해 다수의견이 무엇인지 드러났는데 뒤늦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비판적 입장이다. 중개포와 동교동 구파는 쇄신연대측의 움직임에 대해 분명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으나 쇄신연대에 속한 김근태 고문 및 정동영 고문과는 `동교동 해체 논란' `5월 정풍파동'을 거치며 대립각을 세운 인사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 워크숍을 거치면서 형성된 양대 축의 이같은 대립구도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특대위가 이달 중순까지 당 쇄신 및 정치일정에 대한 단일안을 마련하면 대립 구도가 더욱 첨예화되면서 각 대선주자 및 정파간 권력투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 경우 당은 심한 분열양상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기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