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루히토(德仁.41) 황태자의 부인인 마사코 황태자비(37)가 이르면 12월 1일 출산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 방송이 30일 밤부터 정규방송을 중단한 채 특별 생방송에 들어가는 등 법석이다. 일본 국영 NHK 방송은 가장 먼저 정규 뉴스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출산을 위해 마사코 황태자비가 이날 밤 입원했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마사코 황태자비가 걸어온길' 등을 거푸 내보냈다. 이에 질세라 민영 방송들도 시청률이 높은 심야 시간대의 오락 프로그램을 취소한 채 마사코 황태자비가 나루히토 황태자와 함께 승용차 편으로 거처인 동궁(東宮)을 빠져나와 궁내청 병원으로 향하는 모습을 중계했다. 일부 방송은 24시간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있는 시민들을 상대로 마사코 황태자비 출산에 대해 인터뷰를 한 내용을 내보내는 등 '과잉 보도'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처럼 일본의 방송들이 호들갑스러울 정도로 보도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지난 5월 마사코 황태자비 임신 소식 이후 출산관련 보도를 극도로 자제해 왔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은 지난 1999년 마사코 황태자비 임신소식을 대서특필하면서 과잉보도경쟁을 벌였고, 공교롭게도 그해 12월 마사코 황태자비는 태아를 유산한 적이 있다. 당시 나루히토 황태자는 기자회견에서 "언론의 지나친 보도는 유감이었다"고 정중하게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에 따라 이번 마사코 황태자비 임신발표 이후에는 일본 언론이 보도자제라는 '신사협정'을 맺었다. 그러나 이날 밤 마사코 황태자비가 출산을 위해 입원했다는 소식에 접한 일본언론은 그간 보도의 굶주림을 해소하기라도 하듯 대대적인 보도에 나서고 있다. 한편 마사코 황태자비의 출산에는 도쿄(東京)의대 교수 등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지게 된다고 일본 방송은 전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