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국의 '9.11테러' 참사이후 테러지원국에서 제외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고 미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28일 주장했다. CSIS는 '9.11테러사태 이후 북한의 선택방안'이란 보고서를 통해 "(국제사회는)9.11 테러의 피해규모나 북한이 처한 현실에 비춰봤을 때 명목상 국가원수인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강도높은 테러 비난발언을 하길 기대했다"면서 그같이 진단했다. CSIS는 "북한은 테러 발생후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애도를 표시했으나 북한당국의 공식 성명은 이틀 후에나 발표됐다"면서 "이 마저도 조선중앙통신의 질문형식으로 발표됐고, 아프리카 주재 미대사관 폭탄테러 사건 당시와 동일한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은 '아무런 조건없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대화하겠다'는 미국의 제의를 수용할 경우 부시행정부는 국내 정치상의 장애요인들에 구애받지 않고 신속하게 일을 진척시켜 나갈 준비가 돼있다고 CSIS는 강조했다. CSIS는 또 "어떻게 하면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느냐가 북한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라며 "북한은 허세와 위협, 일방적인 요구를 일삼는 기존 방식을 계속할 때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CSIS는 "김대중 대통령은 비현실적인 김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을 성사시키기 위한 노력을 중단해야 한다"며 "한반도 긴장완화에 기여한 햇볕정책을 성공적인 정책으로 당당하게 평가한 뒤 장기적 관점에서 이를 유지하기 위해 야당과 협력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햇볕)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시될 수 없다면서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이 정책을 놓고 야당이 단기적인 결과만을 요구해김 대통령이 어려움을 격게 됐다고 CSIS는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