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4일 낮 정대 조계종총무원장을 비롯한 종교계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면서 "국정에 전념하겠다"는 민주당 총재직 사퇴 의미를 설명하고 종교계의 협력을 당부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종교계 지도자들은 대북 햇볕정책의 일관성있는 추진을 요청했으며, 정대 총무원장은 한나라당이 추진중인 교원정년 연장 등에 대해 "개혁의 후퇴" "해도 너무한다"고 강력히 비판해 주목을 끌었다. 다음은 김 대통령과 종교계 지도자들의 대화록 요지. ▲김 대통령 = 민생안정과 경제회복, 남북관계 개선에 주력할 것이다. 내년에 열릴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 등 국가적인 중요 행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데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 종교계 지도자들이 더욱 많은 힘과 지혜를 모아달라. 남북문제는 인내심과 일관성이 필요하다. 임기내에 다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으며 바른 방향으로 줄기를 잡아두면 다음 정권이 또 이어갈 것이다. ▲이만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 = 햇볕정책은 다른 대안이 없다고 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지지한다. 그래야 긴장이 완화되므로 그동안 노력한 것이 성사되도록튼튼한 기초를 놓아주기 바란다. 누가 (대통령으로) 오든 계속돼야 할 것이다. 그동안의 개혁조치는 수포가 되는 일이 결코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정대 조계종 총무원장 = 그동안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왔기 때문에 이번 테러사건 때도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좋은 소리 제대로 한번 못 듣는게 참 안타깝다. 특히 일부에서 그동안의 개혁조치를 후퇴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옳은 일에 반대하는 경우에는 흔들림없이 대응해 주기 바라며 특히 통일문제는 정략적으로 이용되지 안되도록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본다. ▲한양원 민족종교협의회 회장= 남북문제는 햇볕으로 녹이지 않으면 안되도록 되어 있다. 결국 햇볕정책은 잘 이루어질 것이다. ▲최창규 성균관장 = 통증을 못느끼는 환자는 병을 고칠 수 없다. 이 정부는 통증을 알고 덤빈 정부다. 역사상 권(權)은 세(勢)를 이길 수 없고 세(勢)는 운(運)을이길 수 없으며 운(運)은 명(命)을 이길 수 없도록 돼있다. 지금까지 추진해 온 햇볕정책은 역사의 도도한 흐름으로 거스를 수 없는 것이다. 자신감을 갖고 추진하기 바란다. ▲김종수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사무총장 = 남북문제와 관련해 시각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종교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본다. 마지막까지 마무리를 잘 해서 확고한 기반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