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23일 내년월드컵과 양대선거 등을 앞두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중립을 지킨다면 정쟁지양을 위한 대국민 공동선언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를 방문중인 이 총재는 이날 모스크바 주재 특파원들과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내년 월드컵과 큰 정치일정을 앞두고 국민을 안심시키고 정쟁을 지양하기 위한 대국민 공동선언을 할 용의가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대통령이 중립적 입장에서최선을 다한다면 그럴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특히 "그렇게 되면 정치도 상생의 정치로 가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부정적 파멸이 아니라 희망과 화합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에 대해 "(총재직을 갖고 있는한)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매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중립적 객관적 입장에서 국정을 이끌기 위해 사퇴한 것으로 보이며 그 순수성을 믿고 싶다"면서 "대통령이 국민여망을 저버리지 말고 인적쇄신과 중립내각 등 국정쇄신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앞서 이 총재는 모스크바 국제관계대학에서 행한 `21세기 국제질서, 동아시아의 평화와 한.러 협력의 미래'라는 연설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유일한 안보대화체인 아세안지역포럼(ARF)과 같은 광역 안보대화체와 병행해 동북아 국가들간의다자안보협력체를 조속히 출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동아시아에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기 위해선 다자협력을강화하는게 대단히 중요하다"며 "앞으로 한국은 동아시아 평화와 협력을 위한 다자질서의 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가야 하며, 이를 한국외교의 우선과제로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분야는 아태경제협력체(APEC)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해왔고, 안보분야는 ARF를 중심으로 안보협력이 꾸준히 논의되고 있다"면서 "이 모든 동아시아다자협력에 있어서 유라시아 국가로서 러시아의 참여와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고밝혔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