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의 차세대 전투기(F-X) 사업과 관련해미군 고위관리들이 '연합작전'을 예로들어 美 보잉사의 F-15K를 잇따라 언급하고 나서자 군 관계자들은 21일 "그리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군은 F-X 수주를 위해 뛰고있는 나라가 자국 전투기의 우수성을 선전하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할 사안은 아니다면서도, 하필 기종선정을 불과 몇개월 앞둔 시점에서 노골적인 '압력'을 구사하고 있다는데 특히 신경쓰는 눈치다. 미국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제33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를 비롯해 19일(현지시간)에도 미 태평양군사령부 고위 관계자를 내세워 "F-15K가상호운용성에서는 가장 적합하다"는 논리를 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속이 뻔한 얘기 아니겠느냐"고 불쾌감을 표시한 뒤 "(그런 얘기와)상관없이 대상기종에 대해 원칙대로 최선의 협상을 벌이겠다는 것이 변함없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특히 국방부는 미측이 다른 회의도 아닌 SCM에서 한국군의 전력증강 사업에 대해 일방적으로 '코멘트'했다는데 대해 속히 편치 않은 것 같다. 이와 관련 다른 관계자는 "일년에 한차례 열리는 SCM은 한미 동맹관계를 재확인하고, 다음해의 군사관계를 기본적으로 설계하는 회의다"면서 "미리 예상은 했지만회의 성격상 그렇게 노골적으로 나올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측이 한국군의 대형무기 도입 사업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는 '연합작전에 따른 통신.무기체계의 상호운용성' 논리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나타냈다. 공군 관계자는 "미국 F-15, 프랑스 라팔 등 각기 다른 전투기를 갖고 작전에 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도 연합작전을 완벽히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내 모든 정서가 이처럼 단호하지는 않은 것 같다. 국방 조달본부 관계자는 "신경이 쓰인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참 힘든 일이다"고 전제한 뒤 "F-X사업은 성격상 정치.국제적인 관계를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작전요구 성능 평가외의 '변수'에 대한 나름대로의 고충을 토로했다. 내년 3월께 기종이 선정될 4조2천억원(미화 32억 달러) 규모의 F-X사업에는 미국 보잉(F-15K), 프랑스 다소(라팔), 유럽 4개국 컨소시엄인 유로파이터(타이푼),러시아 수호이(Su-35)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sknk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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