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102명이 승진 또는 보직 이동된 군단장급 이하 군 장성 인사에서 병과, 개인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사연들이 9일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인사는 첫 여성장군 배출과 함께 육사 32기 출신들이 첫 별을 달고, 육사27기 출신들이 군단장 시대를 열었다는 점, 육사 30기와 임관 연도가 같은 해사 28기들이 첫 소장으로 진급되는 등 군 안팎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눈에 띄는 병과(兵科) 차원의 희비는 여군 전투병과와 간호병과, 합참 정보본부와 민심참모부 등이다. 지난 94년 창설된후 아직 군단장을 배출하지 못한 정보병과는 이번 인사에서 첫 군단장 배출을 내심 기대했다. 그러나 유력하게 거론되던 박승춘(육사 27기) 합참군사정보부장이 밀리면서 다음 기회를 노릴 수 밖에 없게 됐다. 이와 관련해 군 일각에서는 '(적을) 먼저 보고 먼저 때려야'하는 현대전 상황을 고려할 때 먼저봐야 하는 정보병과가 인사에서 계속 밀리다 보면 우수한 자원들이 지원하겠느냐는 동정론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같은 합참 소속이면서 그동안 '별채'에 나앉아 설움을 겪었던 민심참모부는 경사가 났다. 지난 88년 민심참모부가 첫 조직된 후 처음으로 계엄과장인 이종철(3사 10기)대령이 준장으로 진급했기 때문이다. 민참부는 유사시 발동된 계엄상황을 진두지휘하고, 전쟁시 민심을 유리한 쪽으로 돌리기 위한 '민사작전'을 수행하는 부서로, 업무속성상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와 함께 이등병부터 장군까지 전계급을 석권할 기회를 놓친 경우도 있다. 합참 전투협조과장인 이강수(3사 6기) 대령은 사병으로 입대해 부사관으로, 이후 대령까지 진급했고, 이번에 별을 노려 전계급을 석권하겠다는 야심찬 도전에 나섰지만 결국 좌절됐다. 북한 상선 및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시 마다 군 안팎에서 곤혹을 겪은 합참 해상작전과장인 박정화(해사 30기) 대령은 별을 달고, 그동안 겪은 온갖 고초를 위안으로 삼았다. 그동안 주목을 받지못했던 합참 화생방과는 장성근(3사 5기.대령)과장이 미국의 탄저균 테러 이후 국내 화생방전 대책에 관심이 쏠리면서 별을 따는 행운을 얻었다. 이밖에 이번 인사에서 합참은 7명의 장군을 배출해 단일 인사에서 최대 규모의 수확을 거둬 부임한지 얼마되지 않은 이남신(李南信) 합참 의장의 '파워'를 실감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