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당무위원 여러분! 저는 먼저 지난 10월 25일 행해진 3개 지구에서의 보궐선거에 대한 패배와 그 후 일어나고 있는 당내의 불안정한 사태에 대해서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또한 여러분께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국민에게도 큰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그동안 심사숙고한 끝에 당 총재직을 사퇴하고자 결심했음을 여러분께 알리고자 합니다. 제가 총재직을 사퇴하고자 하는 이유는 첫째, 무엇보다도 보궐선거에서의 패배로 당의 국민적 신임을 저하시키고 우리 당원 동지들과 지지자들에게 실망을 준 데 대한 책임을 통감했기 때문입니다. 둘째, 최고위원과 당직자들이 사의를 표시한 마당에 당의 최고책임자인 제가 솔선해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셋째, 9월 11일 미국의 테러사태 이후 전개된 초긴장의 국제정세와 경제의 악화에 대처하는데 오로지 있는 힘을 다하여 노력하기 위해서입니다. 동시에 내년에 있을 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 그리고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 등 국가적인 중요한 행사에 대해서 행정부 수반으로서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데 전념하고자 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당무위원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 최고위원들이 제출한 사퇴서 중 한광옥 대표최고위원을 제외한 전원의 사퇴서를 수리하기로 하였습니다. 대표최고위원은 당헌에 의해 총재의 권한을 대행해야 하기 때문에 그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당직자들의 사표도 수리하였습니다. 다만 원내총무의 사표수리문제는 의원총회에서 처리하도록 위임했습니다. 저는 이와 같이 총재이하 중요 당직자들이 최근의 사태에 대한 정치적.도의적책임을 지고 전면적으로 사퇴함으로써 당이 인적으로 크게 쇄신할 기회를 갖기 바랍니다. 저는 한편 전 최고위원 11명 전원을 당의 상임고문으로 위촉하였음을 밝히는 바 입니다. 앞으로 당무의 자문에 응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저는 당무위원회의 결의 하에 내년에 있을 전당대회를 포함한 제반 일정과 여타 중요 당무를 성공적으로 처리할 비상기구를 구성해서 정권 재창출의 기틀을 마련하기를 충심으로 희망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평당원으로서 백의종군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에 대한 애당심과 충성심은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동지 여러분과 굳게 손잡고 당의 발전과 성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협력하겠습니다. 여러분의 건승과 당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