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경제의 세계화'를 바라보는 북한의 시각은 매우 부정적이다. 북한의 대표적인 경제전문 계간지 「경제연구」(2001.8 발행)는 "제국주의자들이 부르짖는 경제의 세계화를 단호히 짓부수는 것이 사회주의경제제도를 고수하기 위한 중요한 요구"라면서 경제 세계화의 부정적인 측면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 잡지는 일부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과 달리 북한이 시장경제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이며 자본주의식 개혁ㆍ개방에 관심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잡지에 따르면 경제의 세계화는 국내경제에 관한 국가의 통일적인 지도를 포기하고 생산ㆍ무역ㆍ금용 등 모든 경제활동에서 '자유화'를 실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경제활동에서 자유화가 실현되면 생산수단의 사유화가 진행돼 극소수 사람들이 권력남용과 협잡, 매수 등 각종 부정행위와 음모로 수 많은 공장ㆍ기업소를 차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일정한 재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중소규모의 기업을 만들어 사회에 새로운 자본가계급을 형성하는 반면 절대다수 근로자들은 고용노동자로, 자본의 노예로전락하게 된다. 이와 함께 경제가 자유화되면 국내의 경제활동이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 관계에 따라 움직이게 됨으로써 시장경제가 형성되고 이로인해 각 경제부문과 각 지역간에 극도의 경제적 혼란과 무질서가 조성된다고 잡지는 주장했다. 경제의 세계화가 결국 시장경제 도입을 촉진시켜 사회주의경제제도의 근간인 생산수단의 국가소유와 국가의 중앙집권적 지도를 파괴하고 나아가 사회주의체제 자체를 붕괴시킬 것이라는 극도의 거부감을 나타낸 것이다. 잡지는 이어 경제의 세계화로 국내시장이 개방되면 그 나라의 주요 산업부문을 외국자본가들이 완전히 장악하게 되고 과학기술적인 면에서도 민족경제를 외국자본에 예속시키게 된다고 역설했다. 외국기업체들은 선진기술을 도입한다는 미명하에 기존의 국내 생산기술 기반을 없애고 자신들의 소유하에 있는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자신들이 아니고서는 누구도 제품을 생산할 수 없도록 그 분야의 독점적 지배권을 확립한다는 지적이다. 몇년전 말레이시아의 한 정부각료가 자국에 들어온 외국기업이 중요 생산기술을 넘겨주지 않아 말레이시아가 조립기술만을 갖고 있는 `단순한 조립공'에 불과하다고 발언한 사실을 잡지는 실례로 꼽았다. 잡지는 또 제국주의자들의 경제원조가 다른 나라의 경제를 장악하기 위한 '올 가미'이기 때문에 절대로 환상을 가져서는 안된다며 "모든 근로자들은 경제 세계화의 반동성과 교활성을 똑똑히 인식하고 그것을 철저히 짓부숴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기자 ch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