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실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브루나이 방문기간에 민주당 의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여론 수렴에 나서고 있어 김 대통령의 귀국후 당 내분 수습조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청와대 이상주(李相周) 비서실장과 유선호(柳宣浩) 정무수석 등은 지난 3일부터민주당 최고위원들은 물론 소장 쇄신파, 중진 의원 등 다양한 계층의 의원을 면담.전화 등을 통해 개별접촉, 인적쇄신 방안 등 수습책에 대한 의견을 수집하고 있다고이들 의원이 5일 전했다. 당내 각 정파의 주장이 이미 공식.비공식 경로를 통해 청와대에 전달된 마당에청와대가 의원들과 별도의 개별접촉을 갖고 있는 것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주장보다는 실제 쇄신 요구의 강도와 내용, 배경, 수용선 등에 대해 집단면담을 통해선 털어놓기 어려운 의원들의 속내와 저변 여론을 파악, 보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견 수렴 결과 `선(先) 인적쇄신, 후(後) 정치일정 논의'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새 지도체제 구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의원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상주 실장을 만난 이재정(李在禎) 의원은 "서명운동같은 것을 하지 말라고 만류하는 내용이 아니라 쇄신 요구의 내용에 대해 직접 청취하려고 한 것 같다"면서 "나는 획기적인 전면쇄신이 없으면 살 수가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유선호 수석을 만난 임종석(任鍾晳) 의원도 "소장파를 설득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주로 의원들의 진솔한 의견을 물었다"면서 "선 쇄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충분히밝혔다"고 전했다. 김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김수환(金壽煥) 추기경 등 사회 각계원로 등을 만나시중 여론과 민심을 들었고, 귀국후에도 국가기관 등 공식.비공식의 다양한 채널을통해 여론동향을 보고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