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총재가 5일 내년 대선을 앞두고 '영남후보론'이라는 새 화두를 던졌다. 김 총재는 이날 문화일보 창간10주년 인터뷰에서 내년 대선과 관련, "지난 선거처럼 영남이 아주 한사람도 안낼 정도로 그냥 팍 쓰러질 것 같진 않다"며 "그런 희망과 전망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그간 JP가 제3후보 출현 가능성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영남후보론은 처음이다. 특히 영남후보론은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과 민국당 김윤환(金潤煥) 대표가 줄곧 거론해온 단골메뉴여서 주목된다. 후보감으로는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부총재와 김혁규(金爀珪) 경남지사 등이 꼽혀왔다. 때마침 집권 민주당이 내분으로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JP의 영남후보론은 향후 정계개편설을 증폭시키는 또 다른 촉매제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가 영남후보론을 거론하며 차기 대선에서 직접 출마하기 보다는 '킹메이커' 역할에 주력할 뜻을 비친 것도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회견에서 "(내년 대선에서) 시대적 매듭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을 내가 발견하길 바라고 국민을 설득해서 동조를 얻어낼 수 있는 역할을 마지막으로 할까 한다"고 다짐했다. 이와함께 JP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에 대해 "내가 보기에 이회창 총재의 인기는 더 올라가고 있지 않다"며 "조금만 두고보면 징후(indication)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한 대목도 관심을 끌만하다. 10.25 재보선 후 '이회창 대세론' 확산에 한결 유리한 위치에 올라선 이 총재를 겨냥해 "뜻대로 되진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대목에는 이 총재를 압박해 반사적 실리를 취하겠다는 JP의 내심이 담긴 것 아니냐는 관측들이다. 영남 후보론과 킹메이커론 역시 마찬가지 맥락에서 여야 모두를 향해 손짓을 하면서 자신의 위상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기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