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최고위원 일괄사의로 지도부가 사실상 공백사태에 접어든 가운데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이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설 뜻을 밝히는 등 여권의 내분이 '대권 힘겨루기'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과도체제 성격의 지도부가 구성되는 대로 새 지도부 선출 시기와 방법,대통령선거 후보 선출시기 등 정치일정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할 방침이나 일부 대선후보들이 반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임시 지도부 구성과 관련, 여권은 최고위원들이 사의표명을 번복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당무회의를 통해 대선주자들을 배제한 새 최고위원회의를 구성, 전당대회준비를 겸해 정치일정을 논의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광옥(韓光玉) 대표는 3일 최고위원 12명의 사퇴서를 정세균(丁世均)기조위원장을 통해 청와대에 전달했다. 한 대표는 "어제(2일) 이미 김 대통령에게 최고위원들의 사퇴의사를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측은 그러나 최고위원 일괄사퇴로 1월 전당대회 개최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당내 경선구도를 새로 짜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이에 대응, 직접 국민을 상대로 한 지지기반 확대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 진영의 한 관계자는 "여권이 현 상황을 정리하지 않고 방치한다는 의혹이 있다"며 경선구도 `새판짜기'를 위한 `음모설'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이 위원은 앞으로 충청권 등 지역순방을 강화하고 원내외 위원장 및 대의원들과 접촉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무현(盧武鉉) 위원의 한 측근은 "이 위원측이 한광옥(韓光玉) 대표체제에 변화가 생기니 뭔가 불리하다고 보는 것 같다"고 분석하며 이 위원측의 '음모설' 제기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모 최고위원측은 "이 위원측이 쇄신대상으로 지목돼온 동교동계 구파와 거리를 두기 위해 독자행보를 천명한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고, 한 초선 의원은 "이 위원측이 1월 전당대회에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지도부가 들어서 후보선출을 지방선거후인7,8월로 미루려한다는 의심에서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당내 5개 개혁그룹은 5일 대표자회의를 열어 국정쇄신 추진과 정치일정 본격논의에 따른 공동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들 개혁모임은 2일밤 대표자회의에서 오는 7일의 청와대 최고위원 간담회까지는 행동을 자제하되 간담회 결과 쇄신의지가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서명운동을 벌이고 수도권 및 중진 의원들 중심으로 세확대를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전승현기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