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쇄신 요구를 둘러싼 여권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당내 의견수렴 작업에 나서기로 하는 등 해법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김 대통령은 1일 오전 유선호(柳宣浩) 정무수석으로부터 당정쇄신과 관련한 민주당내 움직임에 대해 종합보고를 받았으나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김 대통령의 `침묵'은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반증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김 대통령은 3일 청와대 최고회의를 주재하는데 이어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6일 귀국하는대로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을 상임위별로 만나 당내 현안에 대한 의견을 직접 수렴할 방침이다. 오홍근(吳弘根) 청와대 대변인은 1일 브리핑을 통해 "당에서 중지를 모아 공식기구를 통한 건의가 있을 것으로 안다"면서 "김 대통령은 민주당 분들의 의견을 많이 들을 것이며 직접적인 의견수렴을 통해 결심을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도 1일 보도된 문화일보와의 특별회견에서도 당정쇄신론 및 대선후보가시화 등 당내 현안에 대해 "최고위원을 비롯한 민주당 분들의 의견을 많이 들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이 '당내 의견수렴'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쾌도난마식이 아니라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결심을 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대통령은 당정쇄신론을 둘러싼 이번 당내 갈등을 여권이 심기일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같다"면서 "따라서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고위관계자도 "지금 당에서 제기되고 있는 요구사항은 공식기구의 의견이 아니라 일부 초.재선 의원들의 의견인 만큼 사태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볼 때 김 대통령의 결심시기는 빨라야 11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번 당정쇄신 논란은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과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의 정계은퇴, 한광옥(韓光玉) 민주당 대표의 퇴진, 김 대통령의 총재직 이양 및 당적 이탈 등 여권내 질서를 뿌리째 뒤흔드는 복잡하고 미묘한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어 김 대통령의 해법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