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개혁파 의원들이 31일 당.정.청 전면쇄신과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의 퇴진 등을 요구하고 동교동계 의원들이 이에 정면으로 반발, 민심수습을 둘러싼 여권내 갈등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개혁그룹 의원들은 30일에 이어 이날도 개별모임을 갖고 특정인사의 거취문제는 물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총재직 이양, 당적이탈 문제까지 거론하면서 당 쇄신을 위한 조직적 세규합에 나섰다. 반면 동교동계 의원들은 권 전고문의 퇴진 문제가 공개적으로 제기되자 그동안 당의 단합을 강조하며 신중히 처신하던 태도에서 탈피, 1일의 당무회의 등을 통해 개혁파들에 대한 대대적 반격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양측간 격돌로 치닫고 있다. ◇ 쇄신파 = 10.25 재.보선 패배의 수습책으로 당.정.청 전면쇄신을 요구하면서김 대통령의 총재직 이양과 당적이탈, 권 전고문 등 특정인사의 거취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쇄신요구의 강도를 높였다. 개혁파 초선모임인 '새벽 21' 소속 의원 10여명은 이날 오전 모임을 갖고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것으로 의혹을 받고 있는 권 전고문과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은 정계에서 은퇴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재.보선 패배는 국민들의 당에 대한 불신을 의미하는 만큼 한광옥(韓光玉) 대표 및 당 5역 등 당 지도부도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당내 6개 개혁그룹 대표들은 빠르면 이날 저녁 모임을 갖고 즉각적인 당정쇄신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의원 서명작업 등 구체적 행동계획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초.재선 및 중진 모임인 '여의도정담' 소속 의원들도 오전 모임을 갖고 최근 여권실세와 관련돼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의원들은 "당.정.청의 전면적 인사쇄신과 국정운영 방식의 쇄신이 필요하며 비공식 또는 비선라인이 인사와 의사결정에 간여하고 독점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모임 대표인 조순형(趙舜衡) 의원은 권 전 고문의 거취 문제에 대해 "특정인의 거취가 사태의 본질이 아니다"면서 "당 총재인 김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고 대통령 책임론을 거론하기까지 했다. 한 재선의원은 "쇄신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김 대통령의 당적이탈 요구 등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고 바른정치모임 대표인 신기남(辛基南)의원도 "당과 국회의 올바른 운영을 위해서는 대통령이 당 총재직을 내놓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다만 "권 고문이 해외로 나가야 있어야 한다는 요구도 있지만 해결책은 아닌 만큼 정치적으로 활동하면서 작용을 미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선라인의 국정개입 문제를 지적했다. ◇ 동교동계 = 당내 분란을 막고 김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차원에서 그동한 대응을 자제해오던 동교동계가 개혁그룹의 요구에 반발, 대대적인 반격의 채비를갖추고 있다. 특히 동교동계는 권 전고문에 대한 퇴진 요구가 개혁성향을 가진 대선주자들의 당내 입지 강화를 노린 정략적 요구라고 반발, 개혁그룹 의원들과의 정면대응도 불사한다는 강경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훈평(李訓平) 의원은 권 전고문에 대한 외유 주장 등과 관련, "당직도 갖고 있지 않은 개인일 뿐인데 무슨 자격으로 (해외로) 내보내느냐"고 반발했다. 그는 특히 개혁그룹 의원들이 권 전고문의 거취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대해 "당내 후보경선 문제 때문에 권 전고문이 경선에서 역할을 못하게 하려고 하는것"이라며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조재환(趙在煥) 의원도 "지금까지는 대통령에게 누가 될까봐 상당히 자제했는데 이제는 도를 넘어섰다"면서 "소수여당인 상태에서 의원숫자는 중요하지 않으며 이번기회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강조, 개혁그룹 의원들과의 '결별'도 불사하겠다는배수진을 쳤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당을 이끄는 지도부도 이번 사태를 감당하지 못하고 계보만들기에만 주력하고 있다"면서 "자기들은 누릴 것을 다 누리고 있으면서 사태를 이지경으로까지 확대시킨데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설송웅 의원도 "권 전고문은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금도 뒤로 물러서 있다"면서 "개혁파 의원들의 요구대로 하면 곧바로 당이 깨지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옥두(金玉斗) 의원도 "일부 최고위원들이 국민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터무니없는 '인기발언'만 하고 있다"면서 "1일 있을 당무회의에서 쇄신파들의 행태에 대해 철저히 비판할 것"이라며 정면대응을 예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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