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북미대화 재개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에 관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약간씩 다른 형태로 비난공세를 펼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3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부시 대통령의 발언을 '경솔한 언동'이라고 비난한데 이어 26일 일간지인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을 통해서는 사과를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23일의 비난은 부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북한 당국의 공식창구인 외무성 대변인 담화라는 형식을 취했다면, 26일의 입장 표명은 비난의 강도는 높아졌지만 형식이 관영매체의 논평 정도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실제로 민주조선은 이날 "부시의 발언은 정치가로서 의례와 상식이 없는 무례한의 언동"이라고 외무성 담화와 같은 내용을 반복한뒤 한걸음 더 나아가 "부시는 조선 인민에게 깊이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북한 전문가들은 23일의 비난은 부시 대통령을 비난하면서도 대화여지를 남기는 등 북미관계 재설정에 있어서의 기선제압이라는 측면이 있는데 반해, 26일 민주조선을 통해 사과를 요구한 것은 주민들에게 대미 적개심을 고취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날 민주조선이 "우리는 미국이 대조선(북) 적대시정책을 추구하고 우리의 무장해제를 추구하는 조건에서는 어떤 대화나 관계개선에도 관심이 없다"고 강조한 것은 여전히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의 끈은 놓지않고 있음을 의미한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하지만 미국의 대테러전쟁이 지속되고 부시 대통령의 대북언급에 대한 북한의 공세와 탐색이 이어지는한 당분간 북미대화는 재개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권경복기자 kkb@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