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3개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완승을 거두자 한나라당과 민주당 상황실은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나라당은 개표 초반 직후부터 3개지역에서 모두 앞서 나가자 '민심의 승리'라며 일찌감치 잔치를 벌인 반면 민주당 당직자들은 "서울 한 두 곳은 이길줄 알았는데…"라며 참담한 표정을 지었다. …민주당은 선거 패배가 결정되자 망연자실한 표정이 역력했다. 한광옥 대표는 저녁 8시쯤 당사에 나와 김기재 최고위원과 강현욱 정책위 의장,정세균 기조위원장 등 당직자들과 TV모니터를 통해 개표상황을 지켜보다 패색이 완연해지자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채 자리를 떴다. 민주당은 26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선거패배에 따른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당초 시소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던 서울 구로을과 동대문을에서 개표 초반을 제외하고 줄곧 리드를 지켜나가자 오후 9시 30분께부터 맥주 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특히 당직자들은 "민심이 이 정권을 떠났다.정부의 실정(失政)을 정확히 파악한 민심의 승리"라며 환호성을 터뜨렸다. 이날 밤 당수뇌부와 함께 당사 상황실을 방문,개표상황을 지켜보던 이회창 총재는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국민의 선택이니 겸허히 지켜보겠다"며 일찌감치 승리를 장담하기도 했다. …여야는 개표직후 성명을 내고 경제회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목소리로 다짐했다. 민주당 전용학 대변인은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면서 "앞으로 경제회생과 민생안정을 위해 힘쓰는 정치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도 "한나라당은 과반수에 가까운 의석을 보유한 원내 1당으로서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데 최우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표 직후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각각 패인과 승인을 나름대로 분석,공개했다. 민주당은 경제난에 따른 민심이반을 가장 중요한 패인으로 꼽았다. 아울러 한나라당의 각종 의혹제기로 인해 여권의 도덕성 문제가 끊임없이 도마에 오른것도 또다른 요인으로 꼽았다. 아울러 선거막판에 불거진 경찰문건 유출과 경찰의 한나라당 제주도지부 압수수색이 결정적인 악재로 작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한나라당은 승리요인으로 '정부의 실정''조직력 유지''충청표 흡수'등을 꼽았다. 무엇보다 현 정권의 권력형 비리의혹 등에 대한 반감이 야당표로 흡수됐다는 분석이다. 권철현 대변인은 "야당이 잘해서라기보다도 무도한 정권의 잘못을 바로 잡으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조직력을 유지한 것도 또다른 승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과거 여당 조직이 되살아난 반면 민주당은 '호남 대 비호남 구도'로 선거전을 전개,완패했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김형배·이재창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