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3개 지역에서 치러지는 10.25 재보선 결과는 여야 모두에게 최근의 대치정국과 관련한 민심흐름을 파악하고, 향후 내년 대선까지를 염두에 둔 정국운영 전략을 수립하는데 방향타가 될 전망이다. 비록 3명의 국회의원을 보강하는 선거이지만 지역주의적 색채가 비교적 약한 서울과 중부지방에서 선거가 치러지고, 여야 모두 민심장악을 위해 당력을 집중해 전력투구를 했기 때문이다. 특히 동대문을과 구로을 등 서울지역 2곳의 선거는 내년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의 향배를 짚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일단 민주당이 서울지역 두곳을 모두 이기면 여권은 야당의 각종 의혹제기와 정치공세에 대한 심판으로 간주, 자신감을 바탕으로 개혁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느한편 DJP 공조파기로 '소수여당'으로 전락한 상황을 국민 직접상대 정치로 정면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나라당은 공천을 주도한 당 지도부에 대한 인책론과 함께 그동안 목소리를 낮춰온 이부영(李富榮) 김덕룡(金德龍) 의원 등 비주류 중진들의 이회창(李會昌)총재에 대한 공세도 본격화되고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간의 연대움직임도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한나라당이 강릉보선에서 이기더라도 서울 두곳에서 질 경우에는 이런 상황이조성될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정반대로 한나라당이 서울지역 2곳을 포함, 이번 선거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야당은 정국 주도권이 한층 강화되는 것은 물론 이 총재의 대세론은 순풍에 돛단듯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반면 여권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국정장악력이 약화되고, 비주류나 소장파의원들에 의한 국정쇄신론과 당정개편론이 제기되는 것은 물론 대선후보의 조기 가시화론도 고개를 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들이다. 서울 선거에서 1승1패가 될 경우 여야는 각기 아전인수식 해석을 계속하며 정기국회를 무대로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대립과 경쟁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그러나 이번 선거기간에 무차별적으로 고소.고발전을 전개하고, 폭력사태까지 촉발되는 등 과열.혼탁상이 빚어졌다는 점에서 이같은 감정적 대립구도는 예산안 심의 등 남은 정기국회 일정에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혼탁선거와 장기화되고 있는 대치정국에 대한 여론의 비판도 만만치않은만큼 대화정국 복원 움직임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