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년만에 고국에 돌아온 사할린 귀환동포들은 경제적으로 열악한 상태에서 가족ㆍ친지들과 연락도 자주 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강남대학교 부설 한국사회복지연구소가 대한적십자사의 의뢰를 받아 경기도 안산시 `고향마을'에 거주하는 영주귀국 사할린 동포 967명(2000년 12월 현재)중489명(유효 설문 423부)에 대해 지난 5-6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것이다. 사할린 귀환동포 생활실태에 대해 체계적으로 조사가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소가 설문조사 외에도 관련 문헌 연구, 귀환동포 인터뷰 결과 등을 담아 최근 한적에 제출한 `사할린 귀환동포 생활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귀환동포들의월평균 수입은 34만2천400원, 월평균 지출은 33만8천500원 정도였으며 동포들간 소득수준 차이는 매우 적었다. 연구소측은 이와 관련,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로 지정되어 있는 귀환동포들이 국가에서 받는 생계비수준을 조금 넘어서는 정도의 수입을 유지하고 있다"고분석했다. 국내외 가족ㆍ친지들과의 연락도 별로 활발하지 않았는데 국내 가족과 `수시로만난다'거나 `자주 만나진 못해도 연락은 자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각각 6.9%와27.2%인 반면, `가끔씩 연락하는 정도'라는 응답이 47.6%, `전혀 연락이 안되고 있다'는 응답이 18.3%를 차지했다. 사할린에 남아있는 가족들과의 연락도 `가끔씩 한다'는 응답이 77.9%로 가장 많았고, `거의 연락 안한다'가 9.1%, `전혀 연락 안한다'가 0.5%인 반면, `수시로 한다'는 응답은 12.4%였다. 하지만 `사할린에서의 생활과 비교시 현재 생활만족도'에 대해서는 `보통이다'47.9%, `만족스럽다' 43.6%, `매우 만족스럽다' 4.2%, `불만족스럽다' 3.9%, `매우불만족스럽다' 0.3% 등으로 전반적으로 보통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다. 한편 `가장 필요로 하는 사업 세가지를 골라보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할린가족ㆍ친지 방문'을 꼽은 동포들이 335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생활비보조 확대'(320명)나 `사할린 가족과 함께 거주'(309명) 등이었다. 지난 37년 일본의 국가동원령에 의해 사할린에 강제징용된 조선인 15만명중 지난 90년부터 지난해말까지 영주귀국한 사할린 동포의 수는 1천352명에 이르며 현재2천여명의 사할린 동포들이 영주귀국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