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북한의 돌연한 이산가족 교류 방문 연기로 "대다수 한국 국민은 말할 것도 없고 정부도 매우 당황했다"며 "북한은 계속해서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USA 투데이가 17일 보도했다. 투데이는 전날 청와대에서 70분동안 가진 단독 회견에서 남북한 화해노력으로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김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진 이유에 대해 "북한 정권내의 다툼이 한국과의 화해를 방해하고 있는 것같다"고 말하고 북한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초기 강경 입장도 여러 면에서 북한 정부를 주저하게 만든 요인의 하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대통령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북한을 변화시키고 북한과 국제사회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대북 화해를 추구하는 햇볕정책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고 있다"고 투데이는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내년 5월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하는 월드컵 때 테러 공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미 출입국 관리를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공개했다. 김 대통령은 "미국의 9.11 테러 참사 이래 어떤 나라도 (테러 공격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월드컵이나 주한 미군 3만7천명이 표적이 될 수도 있다고말했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한국은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이미전국의 공항과 항구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고 신원이 파악된 테러리스트가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특히 출입국 관리 부문을 중점 점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투데이는 전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한국의 10개 경기장에서 월드컵 경기가 열리며 각 경기장의수용능력이 4만-5만명에 이르기 때문에 어느 한 곳이라도 테러 공격을 받는다면 매우 비극적인 결과를 빚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번 주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연례 정상회의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태평양 연안 지도자들과 만날 예정이며 테러 문제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군사 작전, 그리고 이에 대한 역내국가들의 반응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망했다. 한편 김 대통령은 한국 경제가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이웃 국가들에 비해 전세계적인 불황을 훨씬 더 잘 견디어내고 있다고 강조하고 다만 당초 5% 정도로 예상되던 올해 성장률이 테러 사태 때문에 2%로 낮춰졌다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