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요즘들어 사면초가에 빠져 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JP) 총재가 '텃밭'인 영남권 흔들기에 본격 나선데다 당내에서도 보·혁 갈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측은 특히 YS와 JP의 최근 행보에 상당히 곤혹스러워하고있다. YS는 14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재경 경남향우회에 참석,"앞으로 나라가 잘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PK(부산·경남) 지역의 '단합'을 당부했다. 이에 앞서 JP는 지난 9일 대구에서 전당대회를 여는 등 두 사람이 영남권 장악에 나섰지만 이 총재측은 'YS-JP' 신당설에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대북 쌀지원 결정에 이어 '현 정권은 친북정권'이란 김용갑 의원의 국회 대정부질문을 놓고 당 내부에서 보·혁 갈등이 또다시 재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당 일각에선 "JP를 멀리한 것은 전략적으로 큰 실수다.영남권을 확실히 다지는 게 급선무"라는 자성론과 함께 "전례 없이 유리한 환경에서 재·보선에 패배할 경우 엄청난 역풍이 불 것"이라는 등의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