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보복공격에 대해 북한이 앞으로 어떠한 자세를 취할지 주목된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내의 테러조직과 탈레반 정권에 대한 공습과 미사일 공격을개시했지만 북한은 8일 오전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미국의 이번 공격과 관련된 북한의 입장은 지난 5일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있었던 리형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의 발언에서 엿볼 수 있다. 리 대사는 미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테러참사를 유감스럽고 비극적인 사건이라고재차 강조한 후 북한은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과 이에 대한 지원을 반대하는 입장을유지해 왔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테러 발생 하루 만인 지난달 12일 "온갖 형태의 테러를 반대한다"는 외무성 대변인의 발언 이후 현재까지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테러 보복에나서는 미국의 눈에 거슬리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완곡하게 미국측에 전달한 것이아닌가 보여진다. 그렇지만 리 대사가 "테러문제는 유엔헌장과 국제법에 따라 해결돼야 한다"면서테러를 근절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이 유엔에서 마련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는 점은 앞으로 나올 수 있는 북한의 입장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북한이 테러 근절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원론적인 지지를 보내면서도 무분별한 공격이 이뤄지지 않도록 당부하는 대목이 포함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미국의 이번 대 테러 공격에 대해 유엔헌장에 부합돼야 한다는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북한 역시 명시적으로 찬성도 반대도 하지않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세종연구소의 이종석 박사는 "햇볕정책의 영향으로 남북 화해국면이 조성된 상황에 힘입어 북한이 미국의 테러참사 직후 테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신속히 밝히고나섰다"고 지적한 후 "그러나 미국의 대 테러 공격에 대해서는 유보적이거나 중립적인 입장을 취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또다른 북한 전문가는 "북ㆍ미 관계개선을 꾀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이번사태를 양국간 관계개선의 디딤돌로 활용하기 위해 미국의 대 테러 군사행동에 지지 의사를 밝히고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어쨌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이번 전쟁에서 중립 지역은 없다"며 모든 국가에 대해 확실한 선택을 요구한 바 있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북한역시 지금까지 보다는 다소 진전된 입장표명이 조만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있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기자 nks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