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남북당국간 회담에 참가한 남북 대표단은 4일과 5일 전체회의 두 차례와 수석대표 단독접촉을 잇따라 갖고 관광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남북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금강산 관광사업이 남북관계에서 차지하는 상징성등을 감안해 지금까지의 침체된 분위기를 걷어내고 관광사업을 다시 활성화시켜야한다는 데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했다는 것이 남측 회담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러나 남북 양측은 어떻게 금강산 관광을 활성화시킬 것이냐는 각론에서 이견이 대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은 관광을 활성화하려면 관광객들이 늘어나서 남측 기업들이 골프장, 스키장, 호텔 등에 투자할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게 기본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금강산 육로 연결이 시급하고 또 도로 연결을 위해서는 군사 당국간 회담을 거쳐 조속하게 건설사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북측은 현대와 합의했던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되면 자연스럽게 관광객들이늘어나지 않겠느냐는 복안을 내놓았다. 좋은 시설물들이 많아지면 관광객들도 자연스럽게 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북측은 이런 주장의 연장선에서 현재의 해로(海路) 관광을 활성화해 우선 금강산 관광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고 육로 관광은 천천히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북측은 이와 함께 금강산 관광사업이 남북 협력의 시범적이고 상징적인 사업인만큼 쌍방 당국이 책임을 지고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는 견해를 밝혀 이 사업을 민간급 협력사업에서 당국간 경제협력 사업으로 변화시키려는 속내를 드러냈다. 또 관광 대가 문제도 현대와의 합의 이행이라는 포괄적인 틀 속에서 다양한 합의사항중 하나로 거론했다는 것이 남측 회담 관계자의 설명이다. 북측이 언급한 관광대가는 현대가 오는 2005년까지 지급해야 할 9억4천200만 달러를 지칭한 것으로파악됐다. 남북 양측은 2박3일간의 회담에서 이처럼 양측이 생각하고 있는 `관광 활성화개념'을 서로 제시하고 상대방의 이해를 이끌어내는 데 시간을 보냈다. 이에 따라 남측은 3일 기조발언에서 제기한 연내 임시도로 개통 및 시범 육로관광, 내년 10월 본도로 개통 및 본격 육로관광, 이달중 관광특구 지정 등에 대해 실무적이고 구체적으로 북측에 설명하기는 했지만 이에 대해 남북 양측이 심도있게 논의하지는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남측의 한 회담 관계자는 "양측이 기본적인 개념에서부터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때문에 입장 조율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어지는 회담에서 계속 협의를 진행해가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 가면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북측도 이번 회담에서 남측의 입장을 경청하는 등 이 사안에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금강산=연합뉴스) 공동취재단ㆍ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