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남북 당국간 회담은 남측 대표단 짐 검색을 둘러싸고 마찰을 겪는 바람에 일부 일정이 지연되긴 했지만 대부분 예정대로 진행됐다. 양측 대표단은 4일 오전 전체회의를 연 데 이어 오후에는 육로 관광 연결지점을 참관했다. 0...남측 대표단은 육로 관광을 염두에 두고 북측에 삼일포와 해금강을 참관 코스로 요청했다. 금강산 관광을 위한 육로 연결이 이뤄질 경우 삼일포 지역이 연결지역이 될 것이기 때문. 남측 회담 관계자는 "전체회의에서 남측의 입장을 전달해 놓은 만큼 북측이 상부로부터 답을 얻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 시간 동안 대표단이 육로연결 지점을 직접 보는 것도 유익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남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2시30분께 상황요원 3명과 기자 1명을 금강산여관에 남겨놓은 채 모두 참관에 나섰다가 오후 5시40분께 참관을 끝내고 돌아왔다. 0...북측 대표단 일부가 동참한 해금강과 삼일포 관광에서 남북 대표단은 육로관광 해법을 놓고 가벼운 설전을 벌이기도. 북측 김택룡 단장을 대신해 안내를 맡은 방종삼 대표는 해금강을 둘러본 뒤 육로관광의 필요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문제는 처음부터 수지타산을 따져봐야 한다. 해로관광에 이미 수많은 돈이 투자됐는데 다시 육로관광 문제를 꺼내면 되겠느냐"며 "결국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이 아니겠느냐"고 말해 육로관광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방 대표는 또 "조건은 다 되어 있는데 실천이 따르지 않아 안타깝다"며 "실천은 누가 먼저 해야 하는지 (남측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 대표는 이어 "어떻게 하면 뱃길관광을 살릴 방안이 있는지 연구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방안에 대해) 당사자를 제쳐놓고 제3자가 언급하는 것은 시비를 거는 게 되고 나쁘게 말하면 반칙 행위"라고 공박했다. 이에 대해 남측 조명균(趙明均) 수석대표는 "사업자가 일을 할 수 있도록 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자는 것"이라며 "북측도 원하는 것처럼 관광객이 많이 오도록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회담 관계자는 "북측은 육로관광과 함께 해상관광도 실시하자는것"이라며 "북측도 육로관광에 대해 부정적인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방 대표는 그러나 "현대가 해금강과 삼일포 등에 이처럼 많은 시설을 해놓지 않았느냐"며 현대측에 애정을 표시했다. 0...남북 양측 수석대표는 이날 오전에 열린 전체회의 회담장에서 비교적 긴장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북측 김 단장은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 사업 등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남북 회담에 대표로 참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남측 조 수석대표 또한 그동안 남북회담에 많이 참여하긴 했지만 수석대표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긴장을 한 것 같다는 게 주변의 분석. 남북은 저녁식사가 끝난 뒤 수석대표 접촉을 가질 계획이다. 0...현대 관계자들은 이번 회담이 금강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회담이라는 점을 의식, 회담을 측면 지원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숙소인 '해금강' 해상호텔과 회담장인 금강산여관이 떨어져 있어 남북 연락관간연락이 쉽지 않자 무선통신장비를 제공했는가 하면 남측 대표단이 해상호텔에 머물거나 온정각에서 식사를 할 때에도 현대 관계자들이 나와 불편한 점이 없는지 챙기기도 했다. 특히 현대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에게 "회담이 잘 진행되는 것 같으냐"고 묻는 등 회담 진행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0...남측 대표단은 금강산여관 시설이 열악해 숙박을 '해금강' 해상호텔에서 해결한데 이어 식사는 온정각에 있는 현대측 식당에서 해결해야 했다. 현대측 관계자는 "금강산여관은 그동안 사용하지 않다가 이번 회담을 위해 간단한 작업을 거쳐 회담장으로만 사용할 수 있게 했다"며 "금강산여관 식당 등을 이용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북측 관계자는 "현대가 지난해 9월 이 여관을 임차하고서도 내부 수리를 하지 않아 회담을 하기에도 어렵게 됐다"며 남측에 책임을 떠넘겼다. 0...전날까지 철저한 통관을 주장하면서 남측 대표단 짐 검색을 요구하던 북측통행검사소측은 이날 오전 당초 입장을 철회, 남측 대표단 짐에 붙여놓은 스카치테잎 봉인을 제거했다. 이에 대해 남측 회담 관계자는 "금강산에 나와있는 북측 세관원들은 자기들에게 주어진 임무에 따라 검색을 계속 요구했던 것 같다"며 "상부 지시 없이는 움직이지 못하는 북측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금강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