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금강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당국간 회담에서 남측 대표단의 통신ㆍ사무용 장비 검색 문제를 둘러싸고 마찰을빚어 회담 일정에 차질이 우려된다. 4일 남측 대표단에 따르면 북측이 전례없이 '촬영.특수기재 반입 신고서' 제출을 요구한데 이어 남측이 가져간 팩시밀리, 복사기, 전원연결장비 등을 육안으로 검사하겠다고 거듭 요구해 상황실에 설치될 짐을 풀지 못하고 있다. 북측은 남측 대표단의 장비를 회담장이 있는 금강산여관으로 옮기는 것은 허용했지만 "남측 장비가 검색대를 거치지 않은 만큼 육안 검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세관 검색 절차는 주권 국가로서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측은 특히 방송용 화면 송출에 필요한 위성이동중계기(SNG) 반입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남측은 SNG를 가져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통행검사소 요원들이 이같은 요구를 하는데 대해 북측 회담 대표단은 "짐검사 문제는 우리들 소관이 아니라 금강산 세관당국 소관사항"이라며 난색을 표하고있다. 반면 남측 대표단은 "그동안 수많은 남북 회담을 해왔지만 상대방 대표단의 짐검색을 실시한 전례가 없다"며 검색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이에 앞서 3일 오후 7시께 열릴 예정이었던 북측 대표단 주최 환영만찬도 짐 검색을 둘러싼 마찰로 인해 오후 9시께부터 열렸다. 남측 대표단은 또 만찬 이후 가질 예정이었던 남북 수석대표간 접촉을 하지 못한 채 4일 오전 1시께 숙소가 마련된 해금강 호텔로 철수했다. 남북 양측은 이날 오전 연락관 접촉을 통해 남측 대표단의 짐 검색 문제를 다시논의한 뒤 오전 10시께 첫 전체회의를 갖고 기조연설을 통해 금강산 관광 활성화에대한 양측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금강산=연합뉴스) 공동취재단ㆍ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