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분의 오빠들이 모두 한국전장에서 돌아가신줄 알고 제사까지 지내왔는데 한분이 살아 계시다니 믿어지지 않아요". 예순여섯의 원순점(경남 사천시 사남면 초전리) 할머니는 돌아가신줄 알고 있던막내오빠 종훈(69)씨가 북한에 살고 있으며 자신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50여년전 10대의 꽃다운 소녀로 돌아가 있다. 순점 할머니는 "종훈(동생 순점씨는 실제 용훈으로 밝힘) 오빠는 한국전쟁 당시중학교를 졸업하고 집에서 농사일을 돕고 있다가 인민군들에 끌려 갔으며 전장 어디선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순점 할머니는 "큰오빠 종식(75)씨는 한국전쟁 이전 육군으로 입대했다가 전장에서 돌아가셔 연금을 받아 왔으며 가운데 오빠 동구(72)씨는 한국전쟁 이전 서울에공부하러갔다가 인민군에 끌려가 돌아 가신줄 알고 있다"고 옛 기억을 떠 올렸다. 순점할머니는 "20여년전에 돌아가신 부모님들은 아들 셋을 전장에서 잃고난뒤이웃에서 양자를 삼으라는 충고에 아들이 셋이나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호통을 쳤다" 며 "그 아들이 살아 돌아 왔는데 이ㅐ제는 보지도 못한다"며 통곡했다. 종훈씨가 찾고 있는 형제 가운데 두 형님은 한국전쟁때 사망했으며 현재 순점씨와 막내 여동생 말달(60)씨가 진주시에 살고 있다. 순점 할머니는 "생사가 확인되는 이산가족도 서로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데 막내오빠를 꼭 만날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사천=연합뉴스) 지성호기자 shch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