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내달 25일 실시될 강원 강릉 보궐선거 후보로 최돈웅(崔燉雄.66) 전의원으로 사실상 내정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이회창(李會昌) 총재 주재로 총재단회의를 소집, 최 전의원과 최욱철(崔旭澈) 전 의원, 이호영(李浩永) 당 중앙위자문위원 등 3명의 당선가능성 등을 검토한 결과 최돈웅 전의원이 비교우위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꼬마민주당' 출신 이부영(李富榮) 부총재는 최욱철(崔旭澈.48) 전의원을 밀었고 국민당 출신 양정규(梁正圭) 부총재는 국민당 정주영(鄭周永) 대통령후보 특보를 지낸 이호영(李浩永.55) 씨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천심사위원장인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은 "당 여론조사 결과 20, 30대에선 최욱철 전의원이, 40대 이후엔 최돈웅 전의원이 우세하나 막상 투표에 참여할 세대는 40대 이후여서 최돈웅씨가 당선가능성에서 앞서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당지도부는 28일 오전 당무회의에서 최 전의원의 후보 내정을 추인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 부총재들과 당무위원들은 후보가 최돈웅씨로 내정될 경우 민주당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어 당무회의에서 '최돈웅 카드'가 그대로 통과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벌써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선거법을 위반한 홍준표(洪準杓), 최돈웅씨를 동대문을, 강릉 재보선 후보로 내정한 데 대해 "유권자를 우롱하는 오만방자한 태도"라며 대대적인 공세를 취하고 나섰다. 이명식(李明植)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부정선거로 인해 재보궐선거를 치르는 지역에 선거법을 어긴 범법 경력자들을 공천하는 것은 유권자를 우롱하는 행위"라며"법 이전에 최소한의 정치도의를 짓밟는 파렴치한 자세"라고 힐난했다. 당내부에서도 최돈웅 씨의 후보 내정에 대해 말들이 적지 않다. 그가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선거법 위반혐의로 대법원의 유죄확정 판결이 예상되자 재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는 편법을 사용했다는 비판여론과 최 전의원 부친에 대한 '전력시비'까지 가세될 경우 이 총재의 대선가도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최욱철씨가 무소속 출마를 불사할 경우 당 조직 분열로 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