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명예총재가 24일 오후 7개월만에 머리를 맞댔다. 이번 회동은 특히 새로운 정치세력의 구축과 정치권 이합집산 등 정계개편의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 때문에 관심을 끈다. 진작부터 정계일각에선 "두 사람이 신당창당을 모색, 내년 대선구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돌았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지난 18일 김 명예총재를 전격적으로 만난 것도 이러한 흐름을 경계하기 위한 원려에서 였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한나라당 주변에선 "JP가 이 총재에겐 원내공조의 답례로 교섭단체를 얻어내고, 정작 대선국면에선 YS와 힘을 합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도 없지않다. 김 전대통령이 한나라당의 영수회담 수용과 대북쌀지원 제의를 비난하는 등 이총재에 대해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관측과 무관하지 않다. 회동에 앞선 양측의 전망도 의미심장하긴 마찬가지다. 김 명예총재는 "YS와 상호협력을 위한 여러가지 논의를 할 것이나 그 내용을 공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고, YS의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도 "두분이 공개하지 못할 얘기도 많이 나누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서 자민련내에선 벌써부터 JP의 총재추대를 위한 내달 9일 대구 전당대회가 내년 양대선거를 앞두고 YS와의 연대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란 관측도나온다. JP 측근들도 "두분이 늦어도 연말이전에 세를 합쳐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실제로 YS.JP 신당이 출범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서 폭발력이 있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 최소한 YS의 지지기반인 부산.경남과 JP의 충청권에서 연대의 효과가 위력을 발휘할 것이란 가정에서다. 그런 다음 여세를 몰아 박근혜(朴槿惠) 부총재 등 한나라당내 일부 세력과 민국당 김윤환(金潤煥) 대표 등의 합류를 통한 세불리기에 들어갈 것이란 설이 그럴듯하게 퍼져가고 있다. 하지만 이 총재측은 "입지가 곤궁한 두 사람이 만나 온갖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지만 선택의 폭은 넓지 않을 것"이라고 두사람간 연대를 평가절하하고 나섰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기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