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난다는 얘기만 들어도 저쪽(민주당)에서 (이용호 게이트) 특검제를 수용하려 할 것이다" 자민련 이완구(李完九) 총무가 19일 오전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총무와 전화를 통해 오는 21일 양당 원내협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총무회담에 합의하면서 농담조로 건넨 대목이다. 전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명예총재의 회동을 계기로 가동에 들어간 '한.자'공조체제는 146석으로 원내과반수를 10석이나 초과하는 확실한 다수다. 이완구 총무가 "국회에서 '표결'의 표자만 나와도 민주당이 고개를 숙일 정도"라고 말할 정도로 '146석'의 파워는 이미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공조붕괴로 야당으로 전락한 자민련은 이 수의 힘을 앞세워 야성의 목소리를 한껏 키울 태세다. 변웅전(邊雄田) 대변인은 이날 당무회의 보고에서 "G&G그룹 이용호(李容湖) 게이트, 국정원 간부 거액수수, 안정남(安正男) 건교장관 친동생 특혜 등 3대 의혹사건에 대해 야당 대변인으로서 공격을 계속해 한점 의혹없이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전의를 다졌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민주당과 공조붕괴후 보름만에 한나라당으로 돌아선 데따른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이 총무가 "아직까진 한.자 공조가 아닌 '선택적 협력' 차원에서 신중하게 협조방안을 모색하는 단계임을 유의해달라"고 주문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한나라당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단순히 수의 힘만 앞세워 대여압박 공세를 즐길경우 가뜩이나 국내외 정세가 불안한 마당에 국민들로 부터 곱지않은 시선을 받을 수 있고 정국경색 등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우려하고 있다. 이회창 총재도 19일 국감중간평가 회의에서 "오만한 다수가 아니라 겸손하고 책임지는 다수가 돼야 한다"고 다수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기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