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총회 의장인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 장관이 18일 열차편으로 워싱턴에 왔다가 다시 열차편으로 유엔본부가 있는뉴욕으로 돌아가 눈길을 끌었다. 주미 대사관 관계자는 "구체적인 기록은 없으나 한국 외무장관이 열차편으로 뉴욕-워싱턴을 왕복하며 공무를 수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한 장관이 느닷 없이 열차편을 택한 것은 물론 지난 11일 뉴욕과 워싱턴에서 동시에 발생한 엄청난 테러 사태 때문. 워싱턴의 로널드 레이건공항이 아직도 폐쇄돼 있고 인근의 덜레스국제공항만 운용되고 있어 뉴욕-워싱턴 항공편을 회담 일정에 맞춰 잡기도 어렵지만 설령 잡았다고 해도 언제 변경될 지 알 수 없는 불안한 상황이라 아예 시간이 더 걸리고 불편하드라도 열차편이 안전하다는 판단에 따랐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 한 장관은 워싱턴에서는 전쟁의 긴박감이 별로 없으나 오히려 한국에서는마치 전투가 당장 오늘이라도 터질 듯한 분위기라는 한국 특파원들의 지적에 "이곳과 서울의 분위기가 다르다면 아마 특파원 여러분의 시각이 맞을 것"이라고 말해 전쟁이 그렇게 임박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 장관은 "우리 정부도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으나 미국이 테러 전쟁 수행에 앞서 추진하고 있는 국제 연대(international coalition)가 이제 겨우 초보 단계일 뿐이라고 거듭 강조함으로써 이러한 입장을 뒷받침했다. ○...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테러 사태 이후 외국과 첫 외무장관회담을 가진 이날 국무부 앞은 도로를 봉쇄한 채 일반 차량 통행을 금지하고 외교관 차량만 확인을 거쳐 통과시키는 등 여전히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다. 파월 장관이 애용하는 국무부 청사 정문 앞의 `현관 기자회견'도 전에는 아무나참석했으나 이번에는 경찰이 기자를 일일이 정문 안으로 안내해 신분증을 확인하고소지품과 몸을 수색한 후 다시 기자회견장으로 모시고 가는 친절(?)을 베풀어 테러사태 이후 강화된 보안 검색을 피부로 느끼게 했다. 경찰 관계자는 뉴욕-워싱턴 테러가 발생한 지난 11일 국무부 앞에서도 차량 폭탄이 터져 불길이 치솟았다는 일부 미국 언론의 보도와 달리 실제로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밝히고 국무부 앞에서의 도로 봉쇄에 대해서는 "적어도 두 달은 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