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7일 오후 김령성 단장을 비롯한 제 5차 남북장관급 회담 북측 대표단을 청와대로 초청, 남북관계 및 국제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 대통령이 이날 일정에 없던 북측 대표단을 면담한 것은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4차 회담 이후 9개월여 만에 재개되는 이번 남북장관급 회담에 깊은 관심을 표명해왔다. 이날 접견에서도 김 대통령은 "6.15 남북공동선언이 잘 이행돼 남북관계 발전에 큰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면서 "이를 위해 남북 양측이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고 오홍근(吳弘根)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김령성 단장에게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안부를 묻고 김 위원장의 중국, 러시아 방문에 대해서도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김 대통령과 북측 대표단은 오가피 꿀차를 들면서 40여분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대표단 면담에는 남측 수석대표인 홍순영(洪淳瑛) 통일장관과 임동원(林東源) 대통령 외교안보통일특보, 김하중(金夏中) 외교안보수석 등이 배석했다. 다음은 오 대변인이 전한 김 대통령과 김령성 단장의 대화록. ▲김 대통령 = 김령성 단장이 우리 국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다. ▲김 단장 = 기대에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 ▲김 대통령 = 김 단장과 홍순영 장관이 좋은 상대가 돼야 한다. 끝까지 열심히 노력해 내일 좋은 발표를 해주길 바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안녕하신가. ▲김 단장 = 김 위원장은 건강하시고 바쁜 중에도 6.15 공동선언을 이행하는 사업을 지도하고 계신다. ▲김 대통령 = 건강하신 것 같다. 중국, 러시아 등을 방문한 것을 보도를 통해봤다. 김 위원장의 중국.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기여한 것으로 생각한다. 금년 북한 농사는 어떠한가. ▲김 단장 = 지난해 보다는 잘 되었다. ▲김 대통령 = 추수때가 되지 않았나. ▲김 단장 = 빠른 곳은 수확을 하는 곳도 있다. ▲김 대통령 = 농사가 잘 돼야 국민들의 마음도 편안해 진다. 테러사건으로 국제정세가 복잡한 중에도 남북 장관급 회담이 열려서 평화의 길로 가는 것이 자랑스럽다. 이런 때 일수록 평화를 구축해야 하며 남북공동선언이 철저히 이행되는 것이 중요하다. ▲김 단장 = 현재의 국제정세로 보나 남북관계로 보나 6.15 공동선언 때문에 모든 것이 잘 된다고 평가하고 있다. 6.15 공동선언으로 짧은 기간에 수많은 일이 가능했다. 앞으로 공동선언 정신에 따라 잘 해나간다면 큰 진전이 있을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