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명예총재는 17일 오후 당사에서 민주당 한광옥(韓光玉) 대표의 예방을 받고 20여분간 환담했다. DJP공조 붕괴 후 처음 이뤄진 이날 만남은 두 사람간 친분관계를 반영, JP가 한대표를 따뜻이 맞고 면담을 마친 후엔 한 대표의 허리를 감싸안은 채 문밖까지 배웅하는 환대의 모양새를 갖췄으나 발언내용은 '공조파기의 계획성'을 따지는 가시돋친 대목이 많았다. 김 명예총재는 또 "누가 대통령이 되든 지금 대북정책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우린 분명히 했다"며 "우린 국가차원에서 생각하는 사람들이므로 우리가 (국정운영의)걸림돌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두사람간 대화 요지. ▲JP = (미 테러참사에 대해) 우리로선 동맹국 미국의 어려운 처지를 감안해 어떠한 협력이든 하겠다는 입장인데 전적으로 같은 생각이다. ▲한 대표 = 앞으로도 국가차원의 여러 대책을 부탁드린다. 따뜻하게 대해 주셨지만 여기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JP = 왜 발길을 무겁게 했어요, 가볍게 내왕하게 하시지. ▲한 대표 = 무겁게 한 것도 책임 아닙니까. ▲JP = (임동원 통일장관 사퇴주장에 대해) 지금도 대통령의 통치권에 도전한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생각에 부적절한 장관을 사퇴시키란 것인데 통일방해세력으로 몰아붙였다. 그러지 말라. ▲한 대표 = 한나라당이 햇볕정책의 총체적 실패로 연결시켜 우리도 심각했다. ▲JP = 누가 대통령이 되든 지금 대북정책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우린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과 일치된 견해가 아니다. 지금 생각해도 못할 요구를 한 게 아닌데 왜그런 대응을 했는지 의문이다. 어찌됐건 국회에서의 의사결정(해임안 가결)을 정면으로 거부한 것(외교안보통일특보 임명)도 의회민주정치가 아니다. ▲한 대표 = 남북화해의 기본협력에 대해선 인식이 같다. 문제를 야기한 소수의 일탈행위에 대해선 법적조치를 했다. 그것을 과대평가한 것 같다. ▲JP = 시중에는 저 사람(임동원 특보)처럼 저러고 다닌다면 국가정보원의 할일이 없어진다는 얘기도 있다. 잘 생각해야 한다. 친하니까 하는 얘긴데 그러지 말라. 그날 바로 네사람 데려가데. 계획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즉석에서 데려가더라. ▲한 대표 = 계획된 것이 아니다. ▲JP = 국민들 생각을 더 이해해야 한다. 우린 걸림돌은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린 국가차원서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한 대표 = 감사하다. ▲JP = 우리대로 당을 추슬러 가겠다. 그러다 보니 당이 절단났다. 내달초 전당대회를 열어 총재를 선출할 것이다. 우리는 해야할 일을 골라서 할 것이고 해선 안될 일은 절대 안할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 둘의 우정이 손상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한 대표 = 국가와 민족 차원에서 폭넓게 판단해 협조해주길 바란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기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