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막바지로 치달아가면서 양측 대표단은 17일 여론 추이 등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회담장 주변에서는 이날 하루종일 '남북이 이번 회담에서 많은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느니 '제대로 합의할 수 있는 사안이 거의 없다'느니 하는 추측들이 오갔다. 0...이날 남측 대표단은 북측이 16일 1차 전체회의에서 들고 나온 11개 의제중 전력 지원 문제가 언론에 크게 부각된데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 남측의 한 회담 관계자는 "어찌됐든 전력지원은 11개중 하나일 뿐인데 하필이면 그게 신문 제목으로 올라가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특히 일부 언론에 '남측 대표단에서 북측이 이같은 문제를 거론한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가 나중에는 발뺌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남측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홍순영(洪淳瑛) 통일부 장관의 경우 17일 오전 외부회의 참석을 위해 호텔을 빠져나가던중 김형기(金炯基) 통일부 차관에게 "정정당당하게 해야지..."라고 말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0...15일 밤 늦게서야 16일 일정을 조율했던 남북 대표단은 17일 일정도 아침에야 전날과 대동소이한 일정을 확정했다. 통일부 김홍재 공보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올림피아 호텔 회담장에서 제2차 전체회의를 연 뒤 낮 12시30분부터 개별적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2시30분부터는 창덕궁을 참관한 뒤 오후 7시 홍 수석대표 주최로 환송만찬을 갖는다는 것. 하지만 2차 전체회의는 이후 홍 장관이 외부 회의에 참석했다 오전 10시7분께 호텔에 도착하는 바람에 30분 가량 연기됐다는 후문이다. 0...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2차 전체회의가 30분 가량 늦어짐에 따라 10시30분께가 되자 남측 대표단이 입장한 뒤 북측 대표들이 2-3분 가량 늦게 회담장에 들어갔다. 남측 대표단이 회담장에 들어서면서 거의 동시에 열려 있던 북측 대표 대기실문이 북측 요청으로 닫히자 회담장 주변에서는 `2차 회의가 처음부터 진통을 겪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북측은 잠시후 회담장으로 입장했다. 남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33분께 회담장 정문으로 입장했고, 북측 대표단은 10시35분께 입장했다. 0...양측 대표단은 "잘 쉬었습니까", "안녕하십니까" 등의 말로 인사를 교환. 10여분간 진행된 양측 수석대표 환담에서 남측의 홍 수석대표가 "어제 하루 해봤지만 공통점이 많다. 견해차가 있지만 공통점부터 시작하자"고 말하자 북측 김령성 수석대표도 "어제의 논의 과정에서 아직 귀측에서 이해하지 못한 것도 일부 있는 것 같다"고 응대했다. 홍 수석대표는 또 "김 단장이 어제 장안의 스타가 됐더라"며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고 환영하고 박수쳐 주고 아주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어제 주민들이 보여준 밝은 모습이 간격이 없고, 회담 대표라서 더 환영해 주는 것 같았다"며 "겨레의 열망과 기대에 보답하자"고 화답. 한편 남북 수석대표가 환담하던 도중 북측 수행원이 급히 김 단장에게 메모를 전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메모 가운데 '본사에서 오늘 3가지 의제'라는 내용만 눈에 띄었다. 0...북측 기자들은 남측 기자들에게 이번 회담 전망에 대해 묻기도 했다. 북측은 특히 회담장 안에서 취재를 하던 도중 남측 공동취재단 소속 기자의 이름과 소속사를 물어보기도 했다. 반면 북측 기자들은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텔레비전, 노동신문, 내나라 비데오 등에서 6명이 온 것으로 알려졌다. 0...이날 오전 11시20분 불과 40여분만에 2차 회의가 끝난 뒤 회담장 밖으로 나온 북측 김 단장은 "왜 이렇게 빨리 끝났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속도있게 진행되는 건 좋은 징조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김 단장은 숙소로 올라가기전 남측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이견있는 것은 별반없다"며 "상당한 정도로 좁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담이 밤늦게까지 진행될 것 같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럴 전망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반면 홍 수석대표는 "어제 얘기된 의제를 리뷰했고 실무접촉을 갖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측이 제의한 전력지원 문제와 관련, "거론은 됐다"라고 답했지만 "깊이 거론됐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거론만 됐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ㆍ이충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