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북한에서는 만기복무를 한 제대군인들의 산업부문 집단배치가 이어지고 있다. 제대군인들은 통나무 산지인 자강도 랑림군, 평양시 평양방직공장, 함북 청진시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에 집단배치됐다. 제대군인들은 공장ㆍ기업소를 비롯해 농업ㆍ광업ㆍ임업 부문 등 다양한 분야에 배치되는데, 이는 북한 당국이 힘을 쏟고 있는 경제분야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는점에서 눈길을 끈다. 최소 수백명에서 최대 수천명의 제대군인들이 한날 한시에 직장을 배치받는 집단진출은 공장ㆍ기업소나 농장 등에서 당면목표를 수행할 인력이 부족할 때 김정일노동당 총비서의 승인을 받아 이뤄진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감자가 식량난 해결의 주요한 작물로 떠올랐던 지난 98년 말 북한의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장군님께서 감자농사를 잘 짓기 위해 수많은 제대군인을 대홍단군종합농장에 보내주는 조치를 취해 주셨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평양시 3만가구 주택 건설 및 개천-태성호 물길공사가 추진되고 있고 의.식.주 해결과 연료난 해소가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상황은 제대군인들이 이달 들어 건설ㆍ의류ㆍ채취공업 부문에 진출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집단진출이 `자원 진출' 형식을 취한다고는 하지만 부모ㆍ형제와 헤어져 일생을배치받은 곳에서 지내야 하기 때문에 북한주민들은 "본인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은강제적이고 무자비한 것"이라고 말한다고 탈북자들은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북한에서 주력부문에 대거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은 만기복무를 한 제대군인들 밖에 없기 때문에 김 총비서의 승인을 받아 집단배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은 집단배치되는 제대군인들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배치 후에는 신축 주택을 제공하며 결혼도 주선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4월과 10월에 각각 징집돼 군생활을 하고 만기 제대한 청년들이집단배치되는 3∼4월과 9∼10월에는 평양에서 이들의 산업현장 집단진출을 축하하는대대적인 환송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기자 nks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