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13일 5차 남북장관급 회담을 앞두고 '좋은 합의'를 기대한다는 내용의 대변인 성명을 이례적으로 발표함에 따라 그 배경과 회담의 성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이번 북한의 성명은 미국의 테러참사로 조성된 현 국제정세의 흐름과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는 나름대로의 전략에 기초한 것으로 파악된다. 북측은 미국 심장부에 대한 테러 참사로 미국을 동정하는 국제여론이 높아지고있는 가운데 아직까지 `테러 지원국'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회담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인식된 나쁜 이미지를 씻기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전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테러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가진 것도 이와 전혀 무관하지 않은 관측된다. 또 이번 성명은 현재 북미관계가 정체에 빠진 가운데 남북관계에 속도를 내 미국을 자극함으로써 북미회담에 대한 적극적으로 임하도록 하려는 의도가 포함되어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러시아,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개최하는 이번 회담을 통해 한반도 현안 해결의 이니셔티브를 쥐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며 "대미관계도 결국 자신들의 의도대로 풀어가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조평통의 성명으로 이번 주말 서울에서 열리는 5차 남북 장관급회담에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측 회담 관계자는 "북한이 회담을 앞두고 '좋은 결과'를 언급한 것은 극히이례적인 일"이라며 "북한이 적극적인 회담 자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의외의 성과를거둘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회담에서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금강산 육로관광 ▲이산가족 문제의 제도화 등 그동안 남북간에 합의한 사항중 이행되지 않고 있는 사안을 협의한다는 방침을 세워둔 만큼 이들 의제를 중심으로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장관급회담 이후 경협추진위원회, 적십자회담, 당국자간 회담, 전력지원,임진강 공동수방 등 분야별 회담 등 각종 협의 채널이 가동될 수도 있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하지만 의외로 회담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성명에서 언급한 것처럼 남북관계 소강상태의 원인을 '외세간섭'으로 규정하고 있어 북러 공동선언에 들어있는 주한미군 철수 등 주장이 제기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은 이번 회담에 적극적이고 성실한 자세로임하고 있어 정치적 공방 보다는 실무적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미합의했던 사안들이 실행단계에 접어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