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없는 미국에 대한 동시다발 테러라는 돌발변수의 발생으로 여야간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어 영수회담의 조기개최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야는 11일 여권의 당정개편이 일단락됨에 따라 실무접촉을 갖고 영수회담을 위한 조율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방미 출국전 보다는 이후에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게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던게 저간의 사정이었다. 그러나 맹방인 미국 본토에 대한 테러가 발생했고 이는 우리의 안보와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수 있는 중요한 변수란 점에서 여야 모두 안보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는게 최우선 과제로 대두됐다. 김 대통령과 이회창(李會昌) 총재 모두 이번 사태에 대한 인식에서 상당한 공감대를 이루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이 총재가 12일 새벽 전화를 걸어 안보와 경제에 우려를 표시해준데 김 대통령도 높이 평가하고 있어 영수회담의 성사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이날 오전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영수회담의 조기 필요성을 언급했고, 한나라당도 김만제(金滿堤) 정책위의장 등이 "대통령의 방미일정이 순연될 가능성이 있고 국민 불안 해소차원에서도 영수회담을 조기에 개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물론 야당 일각에서는 11일 단행된 청와대 비서실 개편에서 임동원(林東源) 전통일부장관을 대통령 특보로 임명한데 대한 반발기류가 있고, 당정개편 과정에서 나타난 여권의 내홍을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부정적인 기류도 상존하고 있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임동원씨를 특보로 임명한 것은 야당에 대한 정면도전"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영수회담을 할 수 있겠느냐"며 회의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직접 주재한뒤 회의내용을 이 총재에게 직접 보고하라고 최성홍(崔成泓) 외교차관에게 지시하고, 이 총재도 안보관련상임위의 국감 일시중단 및 경제대책 마련에 있어서 정부측과 긴밀히 협의토록 지시한데다 여야정 경제정책협의회 추진 등 대화무드가 고조되고 있어 전격적으로 영수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게 정가의 중론이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