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11일 단행한 주요 당직 개편은 최근의 당내 갈등상황 등을 감안해 핵심당직자들이 대부분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는 중립적 인물을 기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당3역 모두가 한나라당의 카운터파트와 개인적인 인연을 가진 인사들로 충원됐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한광옥(韓光玉) 신임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비계파'를 당직인선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은 것은 경선 공정관리라는 새 지도부의 출범 취지에 맞게 당내 갈등과 분란의 소지를 없애겠다는 `화합형' 인사로 풀이된다. 특히 심재권(沈載權) 의원을 총재비서실장에 기용한 것은 그동안 끊임없이 인적개편을 통한 국정쇄신을 요구해온 소장개혁파의 주장을 수렴하는 차원에서 당총재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소장개혁파간 가교 역할을 맡긴 측면이 강하다. 전날 오후부터 여권내에선 당초 사무총장에 거론되던 이해찬(李海瓚) 최재승(崔在昇) 박광태(朴光泰) 문희상(文喜相) 의원 등에 대해 '특정계보와 연결돼있는 것처럼 비치는 사람은 곤란하다"는 말이 돌면서 제3의 인물로 김명섭(金明燮) 김덕규(金德圭) 의원 등 계보색이 없는 수도권 중진의원들의 이름이 부상했다. 강현욱(姜賢旭) 정책위의장과 김성순(金聖順) 지방자치위원장 등도 같은 기준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정책위의장엔 당초 경제부총리를 지낸 홍재형(洪在馨) 의원이 유력하게 검토됐으나 같은 충청도 출신에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과 가까운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이 유임되면서 홍 의원이 탈락했다는 후문이다. 다만 김명섭 사무총장에 대해선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고, 약사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당내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을 궁금해하고 있으나 한나라당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과 가깝다는 점에서 대야관계를 고려한 인사라는 풀이가 나온다. 강현욱 정책위의장은 경제기획원 차관, 농림장관, 환경장관 등의 화려한 경력으로 신한국당에서 초선으로 이례적으로 정책위의장을 지낸 경력이 있어 여야를 넘나들어 정책위의장을 맡는 특이한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김성순 지방자치위원장은 무계보에 송파구청장을 지내며 전국지방자치단체장협의회 공동의장을 지낸 '전문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심재권 총재비서실장은 재야출신으로 소장개혁파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우며, 여권 핵심부로부터도 '튀지' 않고 진중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향후 개혁파의 목소리를 김 대통령에게 전하는 역할도 맡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특히 지난 80년대 초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 연루돼 도피생활을 하면서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과 함께 김 대통령의 메시지를 해외언론에 배포하는 역할을 해준 일로 권 전 최고위원으로부터 '큰 빚을 지고 있다'는 말을 들어왔다. 이상수 총무는 선출직인데다 정기국회가 진행중이라는 점에서 '업무연속성'을 감안해 사표가 반려된 것으로 보이며 전 대변인은 그동안 집권당의 '입'으로서 눈부신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사표를 냈어도 '대선때까지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한편 한 대표가 이날 당직인선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오전 7시30분에 소집한 최고위원회의에는 한화갑(韓和甲) 이인제(李仁濟) 정동영(鄭東泳), 신낙균(申樂均) 위원만 참석, 회의가 10여분 늦게 시작됐으나 식사뒤 5분여만에 인선내용을 발표함으로써 지난해 12월 김중권(金重權) 당시 신임대표의 당직인선 때 김 대통령이 낙점한당직이 일부 바뀌는 등 진통을 겪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