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11일 국회의원회관 박종웅(朴鍾雄) 의원실에서 조우했다. 두 사람의 조우는 YS가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해 20일째 단식 농성을 계속중인 박의원의 단식중단을 설득하기 위해 박 의원실을 방문했다가 먼저 와 있던 이 총재를 만나 이뤄졌다. YS는 이날 오전 10시40분께 의원회관에 도착, 먼저 와있던 이총재 및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 등과 아무 말없이 악수를 나눈뒤 박 의원에게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YS는 "단식이란게 맘대로 안되는 것이다. 오래 끌다보면 죽을수도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열흘하다 죽을수도 있고 사흘하다 죽을 수도 있다"면서 "병원으로 가자"고권했다. 그는 이어 박 의원을 소파로 옮기고 "모든 것을 걸고 하고 있는데 오늘 이상은 절대 안되며 불가능하다"고 다시 단식 중단을 권유한뒤 박 의원을 부축해 밖으로 나가 복도에 대기중이던 베드에 뉘여 의원회관 밖에 있던 앰뷸런스에 실었다. 이에 따라 박 의원은 언론사 세무조사에 항의하면서 20일째 계속해온 단식을 마치고 서울대학병원에 입원 가료중이다. YS는 의원회관 앞에서 이 총재로 부터 "나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았으나 아무 말없이 악수를 한 뒤 승용차 편으로 박의원이 입원할 서울대학병원으로 향했다. YS는 병원에 1시간정도 머물며 "큰 일을 했다"고 격려한뒤 "단식을 끝낸뒤 회복하는 과정이 더 힘들며 고통스럽다. 몸을 잘 추스리지 않을 경우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만큼 몸 조심하라"고 당부한뒤 서울대학병원장등과 함께 오찬을 같이 하며 박의원에 대한 세심한 진료를 당부하고 귀가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이에 앞서 이 총재는 오전 10시20분께 박 의원실을 방문, "어제 서울 구치소에서 구속된 언론사주들을 만났더니 박 의원에 대해 모두 걱정하면서 단식중단을 요청했다"면서 "오늘 국회 문화관광위에서 여당의원들까지도 박 의원에 대해 존경을 표하면서 단식중단을 요청한 만큼 건강을 위해 단식을 중단하라"고 권유했다. 이 총재는 이어 "병원에 가서 가료를 받고 언론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힘을 합쳐 나가자"고 권유했고 박 의원은 "일단 어른(YS)을 뵌 뒤 결정하겠다"며 YS를 기다렸다. 이 과정에서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도 박 의원실을 방문,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으라"며 단식 중단을 권한뒤 이 총재와 잠시 대화를 나눴고 이 총재는 "(박의원이) 대단한 강단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언론사 세무조사 문제와 관련된 증인채택 문제로 논란을 벌이고 있는 국회 문광위에 출석, 여야간 표대결에 대비하기도 했으나 여야간 논란이 계속되자 회관으로 돌아왔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