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개혁파 대선주자인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과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이 당.정.청 개편과정에서 서로 엇갈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중권(金重權) 전 대표의 일시 당무거부 파문에서부터 한광옥(韓光玉) 대표 인준에 이르기까지 노 고문은 청와대를 비판한 김 전 대표를 비판하는 한편, 한광옥대표에 대해서는 민주화운동 경력 등을 들어 '적임자' 등으로 치켜세웠다. 이에 반해 김 위원은 김 전 대표의 문제제기 방식은 비판하면서도 취지엔 찬동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한 대표에 대해선 이한동(李漢東) 총리의 유임과 함께 국민이 기대하는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며 인준 반대 입장을 유지했다. 김 위원은 특히 당내 최대계파인 동교동계의 해체를 공개 요구한데 이어 10일 한 대표 인준안이 처리된 뒤에도 "정권교체 과정에서 특정계보가 노력한 것은 사실이나 지금 잘 나가는 사람들이 (당운영을) 독점.전횡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있는 만큼 실질적인 다수가 형식적으로도 다수가 될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고문은 그러나 한 대표 내정때부터 "대통령이 고심끝에 한 결정"이라며 수용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한 대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노 고문은 또 동교동계에 대해서도 비판보다는 변호하는 입장이어서 김 위원과 확연한 입장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권노갑(權魯甲) 당시 최고위원의 2선후퇴 파문후 단행된 당정개편에서 김중권 대표가 지명됐을 때 김근태 위원은 "당의 의사결정이 사람이 아니고 시스템에 의해 작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중립적인 논평을 한 반면 노 고문은 '기회주의자'라고 김 대표를 비판해 역시 대조를 이뤘다. 개혁세력의 단합을 지향하고 있는 두 사람의 이러한 입장차이는 결국 동교동계에 대한 평가와 관계지향 속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