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부터 중국 수조우(蘇州)에서 열리고 있는 제8차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회의에서 한미 양국이 철강감산을 두고 이견을 드러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폴 오닐 재무부장관은 지난주말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전세계 철강산업의 감산에 대한 합의필요성을 제기했으나 진부총리는 이에 대해 즉각적인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폴 오닐 장관은 이자리에서 "감산조치는 지난 50년간 문제가 되고 있는 심각한설비과잉 등을 해결할 수 있어 전세계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용덕(金容德)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차관보급)은 "정부가직접 나서 가격을 조정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만약 특정산업에 과잉공급 현상이 있다면 이는 시장에서 조절될 것"이라고 말해 오닐장관의 주장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밖에 다른 주요 철강생산 국가들도 감산으로 인한 충격을 우려하는 한편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특히 철강생산과 관련해 미국의 반덤핑 제소의 주요타깃이 되고 있는 중국의 경우 외교당국자가 "이는 부당한 조치"라고 불만을 표시했으며 일본의 정부관리도 "미국의 반덤핑 법안 적용방식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WSJ은 알루미늄업체인 알코아사(社) 회장으로 재직한바 있는 폴 오닐 장관이 국내 철강산업을 구제하기 위해 주요 철강 생산국가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다른 급박한 사안들에 밀려 추진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재무부의 한 관리는 "다른 사안들이 우선과제로 추진되고 있다"며 "급박한 사안이 중요한 사안을 밀어내고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