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이한동(李漢東) 총리를 유임시키고 민주당 대표에 한광옥(韓光玉) 청와대 비서실장을 내정함에 따라 '빅3'중 하나인 청와대 비서실장에 누가 기용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대통령은 당초 박지원(朴智元) 정책기획,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 중에 서비서실장을 발탁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두 사람 모두 덕망있는 외부인사를 발탁할 수 있도록 고사, 후임 비서실장은 청와대밖의 인사를 기용키로 방침을 정했다. 비서실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박지원 수석은 7일 기자들과 만나 "당.청인사와 관련해 본인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으나 대통령을 모시는데 있어 어떤 경우에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 "대통령은 덕망있는 외부인사를 비서실장에 기용키로 하고 물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 수석은 6일 밤 당초 해양수산부 장관에 내정됐던 김옥두(金玉斗) 의원과 함께 관저에서 김 대통령을 면담, 후임 비서실장은 외부인사를 기용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건의했다는 후문이다. 이 자리에서 김옥두 의원은 입각하지 않겠다는 뜻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남궁진 수석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김 대통령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김 대통령은 박 수석과 남궁 수석은 각각 유임시키기로 하고 "덕망있는 외부인사를 물색하라"고 참모진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외부인사 가운데 기용키로 한 것은 박 수석 등의 고사도 있었지만 한광옥 실장을 민주당 대표로 내정한 상황에서 비서실장 마저 내부에서 기용할 경우 당안팎의 반발이 거세질 것 등을 우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또한 동교동계가 여권 핵심부의 주요 포스트를 모두 장악하는데 따른 비판 여론도 감안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후임 비서실장은 비호남, 비동교동계 인사가 기용될 것으로 점쳐지고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