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과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방자치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공동으로 토론회 자리를 빌려 사실상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전국 시.도지사협의회,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시.도 의회의장협의회, 시.군.자치구의회 의장회는 6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지방자치 부활 10주년을 기념하는 '21세기 지방자치 발전 대토론회'를 열고 지방자치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이규환 중앙대 행정대학원장은 이날 `지방분권화를 통한 지방자치 정착방안'이란 주제발표에서 "지방자치법 개정은 민주주의 신장과 지방정부의 자율성 보장.효율성 증대.자기책임성 강화를 전제로 추진돼야 한다"며 "지방자치단체장의 임명제 전환, 부단체장의 국가직화 등 지자체 권한을 축소하고 중앙집권적 요소를 강화하려는움직임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개악"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실질적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충분한 자치 입법.인사.재정.경찰.교육권 등을 법률로 보장해 줘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제한된 자치권으로는 중앙.지방정부간 갈등, 지방행정의 피동성.형식성만 커지고 지방정부의 책임성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지자체가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한 행정기능은 모두 지자체에 이양해야 한다"고 중앙정부의 기능축소를 역설하면서 "이러한 기능이양이 늦어질수록그만큼 지방의 경쟁력 배양이 늦어진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방정부의 책임과 관련, "기초단체장 임명제나 부단체장의 국가직화등은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크고 주민자치 원리에 위배된다"며 "지방의회의 감시.견제 기능과 자치행정에 대한 주민참여 시스템 구축 등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책임성을 담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관점에서 그는 주민들이 투표를 통해 임기전 해직여부를 결정하는 주민소환제와 지자체의 의사결정권을 주민이 직접 행사토록 하는 주민투표제 도입을 적극검토하고 일정 수 이상 주민들이 조례 제정.개폐 및 감사 청구 등을 할 수 있는 주민발안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양경숙 서울시의회 의원은 "지방자치단체장 임명제와 부단체장 국가직화는 시대를 역행하는 반자치적 발상"이라며 지방의회 강화 등을 통해 자치단체를 견제해야 한다고 역설했고, 임정덕 부산발전연구원장은 "`지방의 것은 지방으로'란 단순한 명제를 상기하며 진정한 지방분권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두 4개 주제로 토론이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밖에 원윤희 서울시립대교수(세무학)가 `지방재정 건실화를 위한 재정확충 방안,' 박종화 경북대 교수(행정학)가 `광역행정을 통한 지역이기주의 극복방안,' 지병문 전남대 교수(정치외교학)가 `선거제도 개선을 통한 부패방지 방안'에 관한 주제를 발표했다. 토론회에는 전국 시.도지사 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고건 서울시장과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인 이용부 서울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학계, 정치권, 언론계, 시민단체 인사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