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민단체인 피스보트 회원 50여명은 5일낮 일본군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이 벌이는 일본대사관앞 수요집회에 참가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집회가 92년 시작된 이래 일본 시민단체가 대규모 회원을 파견해 한일 공동 항의 집회를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피스보트 회원들은 집회에서 ▲일본정부의 아시아 침략인정과 올바른 역사교과서 제정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사과 ▲일본정부의 위안부 문제 조기해결 등을 요구하며 격렬히 항의했다. 요시오카 다츠야(吉岡達也) 피스보트 공동대표등 5명은 이날 일본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했으나 한국 경찰 20여명이 정문앞에서 가로막은채 밀치자 "바로 여러분들의 할머니들에 대한 문제때문에 들어가려는데 왜 막느냐. 일본 정부가 나서서 막는다면 이해되는데 왜 한국경찰이 나서서 막느냐"고 반문하기도했다. 이에 대해 일본대사관측은 '자국 국민이라도 집회 때문이라면 만나볼 수 없다'며 한국경찰에 대해 집시법 규정에 따라 처리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스보트는 이에앞서 이날 오전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평화시민연대등과 국제연대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아시아 시민의 손으로 아시아에서 공유가능한역사 교과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 자리에는 일본, 독일, 중국, 한국 등의 교수, 연구원, 교직원조합 관계자등이 저마다 왜곡된 역사교과서에 항의하는 각국 입장을 밝히기도했다. 니콜라 리스쿠틴 독일일본연구소 연구원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인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이번 피스보트 방문단에 참여하게 됐다"며 "독일은 2차대전후 침략을 당했던 폴란드, 이스라엘, 프랑스, 체코등과 함께 역사 이해를 공유하기 위한국제 위원회를 만들어 역사교과서 집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 성공적으로 평화적 관계를 일궈냈다"고 설명했다. 지난 82년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를 계기로 결성된 피스보트는 올해 역사교과서왜곡문제가 다시 불거지자 `남북 코리아 크루즈 계획'을 마련, 참가자 540여명을 모아 지난달 27일 일본 고베를 출발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부터 북한내 일본군 위안부 등을 방문한뒤 지난 4일 인천항으로 입항, 한국의 위안부, 지뢰문제, 남북분단, 미군기지등 8개 분야로 나눠 현지체험을 하고 있으며 이날 오후 귀국한다. 피스보트의 일원인 고토카즈미(後藤和美.25.대학생)양은 "책에서 접한 일본의잘못된 역사를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정대협 양미강 총무도 피스보트 방한과 관련, "일본 시민들의 자발적인 교과서자정활동이 양국 현안 해결과 민간교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sungj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