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7일께 대폭적인 개각을 단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각과 민주당, 청와대에 대한 전면개편에 착수한다. 김 대통령은 5일 오전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이한동(李漢東) 총리에게 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을 보내 각료 제청권 행사를 요청하면서 이 총리의 총리직 유임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그러나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제17회 전국 장애인 부모대회'에 참석, 방명록을 작성한 뒤 "이것이 총리로서 마지막 사인(서명)이 될 것"이라며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 박준영(朴晙瑩) 대변인은 "김 대통령은 개각을 먼저 하고 당과 청와대를 이어 개편할 것으로 안다"면서 "대통령은 현재 여러 의견을 듣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6일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해 개각이 7일 단행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개각 폭은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임동원(林東源) 통일장관과 정우택(鄭宇澤) 해양수산, 한갑수(韓甲洙) 농림부장관 등 자민련 출신 각료들을 포함, 10개부처 안팎의 중폭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각의 구체적인 폭과 대상은 물론, 민주당 대표와 청와대 비서실장 등 이른바 '빅 3'의 교체폭도 이 총리의 거취확정에 따라 다소 유동적이 될 것이라고 여권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앞서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는 이날 오전 일본방문을 위해 출국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이 총리를 신당동 자택에서 만났다"면서 "이 총리는 '각료제청 등의 절차를 마친 후 당에 복귀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김 명예총재는 "아무리 도의가 떨어진 상황이지만 지금 거기에 남아서 총리할 상황이냐. 부탁할 수 있는 상황이냐. 올바로 살자"며 청와대측에 불쾌감을 표시한뒤 이 총리의 자민련 총재직 사퇴문제는 "당무회의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lrw@yna.co.kr sangin@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래운 이상인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