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은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 거취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다소 혼란스러운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4일까지는 이 총리가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으나 5일 오전 이 총리의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 면담 소식과 김 명예총재와 이 총리가 나눈 대화내용이 자민련쪽에서 흘러나오면서 '당복귀 및 교체설'이 대두, 혼선을 빚고 있다.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의 거취가 어떻게 될 지 몰라 직원들 관심이 온통 거기에 쏠려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정상적인 업무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리실 관계자들은 이날 국회 정무위에 참석하기 위해 대부분 출근 직후 국회로 나서는 등 겉으로는 일단 큰 동요없이 업무에 임하는 듯했다. 총리실에서는 총리가 경질될 경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국정운영 쇄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개혁적인 인사나 민주당 대권주자 중에서 신임 총리에 임명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여소야대 정국을 고려할 때 대야관계가 원만하고 임기말 내각을 순탄하게 이끌 화합형.관리형 인물이 유력하다는 등 견해가 맞서고 있다. 이 총리는 이날 아침 7시께 신당동 김 명예총재 자택을 방문한 뒤 곧바로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돌아왔으며 평소보다 1시간 10분 늦은 오전 10시 10분께 정부중앙청사로 출근, 목가공품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했다. 이 총리는 청사 1층 현관앞에서 기자들로부터 '김 명예총재에게 당으로 복귀하기로 약속한 게 사실이냐' 등의 질문공세를 받자 "날 편안하게 내버려 둬", "아무리물어봐도 난 대답할 게 없어"라는 말만 반복했다. 하지만 개막식 참석을 마친 뒤에는 '당에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당에 갈 이유가 뭐가 있느냐"고 유임을 희망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등 거취문제에 대해 애매한 입장을 견지했다. 이 총리가 공관에 머물고 있었던 오전 9시께 한광옥(韓光玉) 청와대 비서실장이 공관을 방문, 15분정도 이 총리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주변에서는 한 실장의 공관방문에 대해 "총리직 유임 권유를 위해 방문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됐으나 일부에서는 "김 명예총리에게 당 복귀를 약속했다면 때를 놓친 것 아니냐"고 관측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