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 통일부 장관 해임안 통과는 DJP공조의 파기를 의미하며 3년반동안 유지돼온 공동정부의 붕괴를 뜻한다. 자민련의 교섭단체 와해로 시작될 정치권 대변화의 서곡인 것이다. 당장 자민련 출신 장관들이 퇴진할 경우 조기당정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여권 내부의 격변이 예상된다. 게다가 민주당이 소수여당으로 전락,국정운영의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임에 따라 이를 돌파할 카드로 보.혁 이념에 따른 정계개편을 추진할 개연성도 다분하다. 제3당을 이끌 "JP 대망론"의 향배와 함께 여야 대선구도에도 적지않은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자민련 김종필(JP) 명예총재의 '마이웨이' 선언에는 플러스적 요소와 마이너스적 요소가 상존한다. JP는 우선 현 정권의 대북정책에 반대해온 보수층들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또 한나라당과 민주당으로부터 끊임없이 잠식당하고 있는 충청권 민심을 재결집하는데도 크게 기여했다는 게 자민련측 분석이다. 따라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적어도 대전과 충남지역에서만큼은 선전할 것이란 분석이 강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JP가 여야를 넘나드는 등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시각도 있다. 임동원 장관 사퇴에 당운을 건 모험을 감행한 것은 '결코 손해볼 것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관측이 이래서 나온다. 그러나 'JP대망론'은 상당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JP대망론' 자체가 민주당 자민련 민국당 등 여 3당의 '공동후보론'에서 출발한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JP로선 자민련을 중심으로 보·혁구도의 정계개편을 추진하는 등 어떤 형태로든 기존틀을 바꿔야 할 입장이다. 또 임대의원들의 민주당 복귀가 불가피해져 비교섭단체로 또다시 전락하는 어려움도 감수해야 한다. 결국 JP는 이제 새로운 정치판짜기에 능동적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게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JP도 이를 염두에 둔 듯 폭풍전야인 지난 2일 밤 당직자들에게 "이제 여러분 가까이에서 당을 챙기겠다"며 전면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