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림동옥 부위원장 명의로 남북 당국 대화 재개를 제의하는 방송통지문을 보낸데 대해남북관계 전문가들은 대체로 `당국간 대화를 재개하려는 의지와 더불어 임동원 장관해임 논란에 대한 북측 나름의 메시지가 결합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음은 전문가 반응이다. ▲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북측 제의는 두가지 의미다. 하나는 지난 7월께부터 성숙되기 시작한 남북 대화 분위기를 당국 대화 차원으로 끌어올리려는 시도의 일환이다. 더불어 임 장관이 해임될 경우 향후 남북관계가 부담이 되기 때문에지속적 발전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로도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제의가 임 장관의실질적 파트너이자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측 대남전략의 실세로 자리잡아온조평통 림동옥 부위원장 명의로 나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 "북측의 반응이 임 장관의 해임건의안 표결을 앞두고 나왔다는데 의미가 있다. 북측은 임 장관이 교체될 경우 지금까지 임 장관을 중심으로맞춰왔던 대남 접촉망과 채널을 바꿔야 하므로 이는 임장관의 유임을 바란다는 메시지이다. 북측 제의는 또 향후 남북관계에도 유리한 국면을 조성할 것이다. 특히 북측 제의는 장쩌민(江澤民)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방북이 3-5일에 진행되고 남북 및 북미대화를 본격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한반도 정세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김창수 민화협 정책실장 = "북측이 8.15 행사를 그토록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 부근에서 열 것을 고집했고 그 행사 직후에 이런 제의를 한 것은 당국간 대화재개에 앞서 내부 결집이 필요했기 때문인 것 같다. 북측 민화협 허혁필 부위원장은지난달초 2차 실무협상 때나 8.15 평양 행사 기간에 `8.15를 잘하면 냉랭한 북남관계를 푸는데 힘있는 추동력이 될 것이라는 것을 책임있는 관계 일꾼으로부터 확인받았다'고 말했고 `책임있는 관계 일꾼'이 노동당 관계자임을 암시한 적도 있다. 특히 이번 제의가 노동당 통전부 소속인 림동옥 명의로 나온 것도 주목할만하다.경의선 연결 문제나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하면서 8.15 행사에서 논의됐던 이산가족들이 추석을 맞아 선물을 교환하는 문제나 비무장지대에서 열리는 `평화촌' 행사에북측 사람들이 참석하는 문제 등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동복(李東馥) 전 국회의원 = "장관급 회담이면 장관급 회담이지 당국 대화는 또 뭔가. 이는 남북관계가 얼마나 건강하지 못한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순전히임동원 장관 구명을 위한 것일 뿐이다. 장관급회담 제의라면 북측 제의 주체는 적어도 김용순이나 전금진은 돼야 한다. 이전에 통일부 장관을 박재규씨에서 임 장관으로 바꾼 것은 격을 높여서 김용순과 상대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 방송통지문 형식으로 이런 제의가 나온 것은 순전히 내일 임 장관 해임 표결을 앞두고 임 장관 구명용으로 나온 것일 뿐이다. 8.15 행사 직후 북쪽에서 실무협의니 뭐니 자꾸 나오는 것은 그 행사로 인한 난리가 질서잡힌 뒤라면 몰라도 문제를희석시키기 위한 암계일 뿐이다. 남쪽 실력자 구명작전을 위한 남북간 의사소통이있을 개연성도 있다. 우리 정부가 정신이 제대로 박혀있다면 내부 분란이 매듭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남북 대화에 나설 수 있겠느냐." ▲서동만 상지대 교수 = "이미 남북간에 금강산 육로 관련 합의가 있을 때부터당국간 대화 얘기가 나왔지만 이후 황장엽씨 (방미) 관련 논란이나 장길수군 입국논란으로 연기됐던 것이 다시 나온 것으로 본다. 8.15 행사를 마치고 장쩌민이 방북을 하게 되면 당국 대화 얘기도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번 제의를 김용순에 버금가는 실세인 것으로 알려진 림동옥이 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안건은 이전에 중단된 전금진-박재규 회담에서 다뤄졌던 경의선 연결문제와 금강산 육로 관광 문제 등이 논의될 것이다. 물론 남쪽의 임 장관 해임 관련논란도 작용했겠지만 어차피 나올 제의가 조금 빨리 나온 정도일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권경복ㆍ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