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29일 혜화동 가톨릭대 주교관으로 김수환 추기경을 예방했다. 이 총재의 김 추기경 예방은 어려운 시국상황에 대한 각계 원로들의 고견을 듣는 일정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40여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김 추기경은 "밖에 내리는 비처럼 정치도 국민의 마음을 적셔주면 좋겠다"며 운을 뗐고,이 총재는 "추기경 말씀을 잘 새겨듣고 그런 정치를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 총재는 "영수회담을 하려해도 정부가 회담을 위한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언론문제든 대북문제든 야당의 주장을 경청하고 절충과 양보도 서로 해야하는데 정부의 태도에선 전혀 그런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통일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했는데 대통령은 교체가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아버리니 어찌 대화가 이뤄지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김 추기경은 "언론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너무 확고한 입장을 가진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권철현 대변인이 전했다. 김 추기경은 또 "영수회담도 진실한 자세로 이뤄져서 정국경색이 풀렸으면 좋겠다"며 여야간 대화복원을 권유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