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는 29일 "이번 8·15 평양대축전에서 발생한 사태에 대해 임동원 통일부장관이 책임지고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명예총재가 임 장관의 거취와 관련,자진사퇴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명예총재는 이날 오전 신당동 자택에서 주요 당직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공조를 위해서라도 통일부장관이 자진사퇴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고 변웅전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김 명예총재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임 장관이 스스로 물러나야지.표결까지 가는 것은 모나는 것"이라며 "그래서 내가 (어제)중용지도(中庸之道)라고 했는데 왜들 못알아듣고 딴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강하게 표시했다. 김 명예총재가 이같이 강한 어조로 임 장관의 자진사퇴를 요구한 것은 청와대와 민주당쪽에서 "정기국회후 당정개편시 임 장관을 교체하라는 게 JP의 뜻"이라고 해석하고 나선데 대한 불만의 표시인 것으로 관측된다. 김 명예총재는 전날 신당동을 방문한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임 장관 자진사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이완구 총무는 "임 장관이 자진사퇴하지 않을 경우 오는 31일로 예상되는 국회 본회의에서 한나라당의 해임건의안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당내 분위기"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날 오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여3당 국정협의회는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회동 정례화 등에 합의했을 뿐 임 장관의 해임안 처리 방안에 대해서는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한편 청와대와 민주당은 김 명예총재의 발언에 대해 "2여간 공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후 자민련 관계자들과의 접촉을 통해 설득작업에 나섰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